경기ㆍ강원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 들썩

입력 2018-08-20 06:00 수정 2018-08-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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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지정ㆍ각종 개발계획 쏟아져 가격 급등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무릇 인생살이가 그렇듯 부동산 시장도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하기가 그지없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산간 오지가 졸지에 세간의 관심을 받는 황금지대로 바뀌기도 한다. 음지가 양지로 변하고 반대 현상도 벌어진다는 얘기다.

요즘 북한 접경 지역이 그 짝이다. 북한과 대치 상태에서는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땅이었으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 후에는 서로 차지하려고 야단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구체적인 남북 경제 협력 로드맵을 제시함에 따라 경기·강원 북부권 몸값은 금값이 됐다.

접경 지역을 통일경제특구로 지정하고 동북아·유라시아 상생 경제축 마련을 위한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제안과 같은 추진 방안을 내놓았으니 귀한 몸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 등이 확정되지도 않은 각종 개발사업을 쏟아냄으로써 부동산 시장은 한없이 달아오르고 있다.

평화공단 조성 소리가 나오고 있는 철원지역은 부동산컨설팅업체들의 땅 투기 바람이 거세다. 규모가 큰 땅을 사들여 적당한 크기로 분할해 팔거나 아니면 지분 형태로 소액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한 컨설팅업체는 민통선 안쪽인 대마리 임야 5만㎡규모를 매입해 서울·수원·고양 등에 있는 부동산 업소를 통해 매각 중이다. 규정상 최대 3필지까지 분할이 허용돼 1만 7000㎡ 규모로 나눠 1개 필지는 통째로, 나머지 2필지는 660~990㎡(200~300평) 단위의 지분 투자자를 찾고 있다. 땅값은 3.3㎡당 6만~7만 원선이다. 지난해만 해도 1만~2만 원 하던 곳이다. 크기가 작은 땅은 10만 원을 웃돈다.

대규모 공단이 들어서고 철도와 도로가 개설되면 땅값·집값은 더 뛸 것이라고 부동산 업소들은 말한다.

사실 지난 4월 남북정상 회담 이후 투기 바람이 한바탕 불었다. 당시 철원 땅값은 서너 배 올랐고 장기간 미분양으로 부도 위기에 몰렸던 파주 임진강 변의 한 신축 빌라는 생각지도 못한 완판 행운을 맞았다.

남북 화해 바람은 접경 지역 부동산을 상팔자로 바꿔놓았다. 산간 벽지에 돈 냄새가 진동을 하는 격이다.

수없는 투기꾼들이 몰려와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놓는가 하면 개발이 불가능한 땅까지 불이 붙었다.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없이 무분별한 개발 계획을 남발해 벌어진 일이다.

공단 조성 예정지역은 그렇다 치고 개발과 아무 상관이 없는 곳까지 가격이 잔뜩 올라 앞으로 그에 따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듯싶다.

한쪽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외치면서 다른 곳에서는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꼴이다.

가격이 너무 오르면 관련 사업비 부담도 많아진다. 수도권 땅값과 비교할 때 공단 경재력은 높은 편이지만 왜 쓸데없이 투기를 조장해 값을 올려놓느냐는 말이다. 그동안 여러 제약을 받은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렇지 전국 땅값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접경지대 개발이 불가피하다면 투기 방지를 위한 사전 조치부터 하는 게 순서다. 게다가 실효성이 없는 개발계획은 얘기해서는 안된다. 지자체에 이어 국회까지 지역 개발 관련 법안 발의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같은 사업을 놓고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꾼들의 행태가 꼴불견이다.

통일경제특별구역 지정 사안만 봐도 그렇다. 고성 통일경제특별구역, 남북통일경제특별구역, 파주 평화특별구역 지정을 위한 법률안이 제안돼 있다. 관련 지역 국회의원이 그랬다.

지자체들도 고양시는 자유로 축에다 통일경제특별구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연천군은 연천평야에, 파주시는 민통선 안에다 각각 제2 개성공단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한다. 또 철원은 평화산업 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단다.

이를 보면 접경지대가 온통 공단 지대로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공단은 잘해야 한 두개 조성되지 않겠나 싶다.

공단 개발계획에 이어 교통시설 구축 방안도 부동산 값을 부추기고 있다.

강릉~고성 동해북부선 철도 개설, 춘천~철원~원산 고속도로 건설, 속초~원산 크루즈 운항, 양양~ 북한 갈마공항 하늘길 개설, 경원선 대륙 물류 지구 개발 등이 대표적이 것이다. 이런 계획이 나오면 관련 지역으로서는 엄청난 호재다.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 매개는 또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언급됐던 비무장지대(DMZ) 생태 평화 관광개발 계획도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이 밖에 파주권 등에는 크고 작은 민간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벌어질 공산이 커 앞으로 접경지역은 부동산 투자 차원에서 '핫 플레이스' 각광받을 것 같다.

경협 사업은 파급력이 큰 대규모 프로젝트다. 개발이 이뤄지면 관련 지역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될지 모른다. 쓸모가 별로 없던 산간 벽지가 졸지에 황금덩어리로 변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통일 공단은 어디에 들어설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철원군 대마·중세리 일대 660만㎡ 규모의 평화산업 단지 조성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확정된 게 아니다.

다만 경기·강원 북부지역에 지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통일경제특구가 어떻게 될 것이냐가 관심 대상이다.

파주·연천·철원·화천·고성 등 접경 지역 전체를 경제특구로 지정할 수는 없다.

가장 유력한 곳은 개성 축인 파주지역과 금 광산·마식령 스키장 관광벨트와 연결되는 고성이 거론되고 있다. 철원도 DMZ 생태공원 관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찌 됐던 경제특구지역에 공단과 물류단지·관광단지 등이 들어설 게 분명하다. 경제특구가 아니더라도 접경지대는 대부분 관광지로 개발될 여지가 다분하다.

사람이 몰리면 부동산 가치도 올라간다. 공단이 들어서면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상업시설이 필수적을 따라붙는다. 협력업체 공단과 물류단지까지 가세하면서 인구를 증폭시킨다.

이렇게 되면 땅값·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투기바람이 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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