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내가 본 파리, 파리사람들

입력 2018-04-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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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문 한국에너지공단 홍보부장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화려한 패션과 짙은 향수를 품은 명품의 도시이다. 머플러 하나 걸치고 센(Seine)강을 거닐면 누구나 이자벨 아자니가 되고, 알랭 들롱이 될 수 있는 낭만의 도시다.

몇 년 전 우연히 그곳에서 그들의 삶을 잠깐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파리시내의 건물을 유심히 보면 1층 코너에 카페와 음식점들이 참 많다. 좁은 테라스에 촘촘히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는 모습이 감질나다. 파리지엔은 본능적으로 햇빛을 그리워한다.

파리지엔의 성향은 왠지 모르게 파리의 날씨처럼 변덕스럽고, 보헤미안 기질이 다분하며, 발달된 언어로 논쟁을 즐긴다. 하지만 일단 안면을 트고 익숙해지면 은연중에 친밀감이 생긴다. 전철역 주변 열쇠고리 파는 흑인 친구도, 호객 행위를 하는 야바위꾼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친근해진다.

출퇴근길에 전철을 타면 스마트폰이 아닌 문고판 책과 킨들 전자책을 들고 있는 파리지엔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욤 뮈소의 인기소설에서부터 만화책에 이르기까지 장르 구분 없이 쉼 없는 독서를 즐긴다. 한참 보고 있노라면 이 나라의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문득 깨닫게 된다.

파리는 명품과 패션의 천국이다. 하지만 평상시 파리지엔이 즐겨 입는 옷은 검정색이나 다소 어둡고 칙칙한 회색 계열의 낡은 외투와 점퍼이다. 파리엔 화려한 색상의 옷과 짧은 스커트를 입은 아시아계 여행자가 오히려 익숙하다.파리지엔의 식사는 목적이 다르다. 음식을 먹고 한 끼 때우기 위한 ‘생존’이 아니라, 음식 그 자체를 즐기고 지인들과 함께 나누고 즐기는 일종의 ‘풍류’다. 동네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고 직원에게 이것저것 음식에 대해 물어보는 파리지엔을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하다. 적어도 음식에 관해서는 파리지엔에겐 ‘아무거나’라는 말은 없다.

고등학교 1학년 때이다. 참고서를 사면 덤으로 끼워 주는 책받침 속 청순 발랄한 얼굴의 소피 마르소, 매력 넘치는 줄리에뜨 비노쉬, 이들은 진정 우리 시대의 아이돌이었다. 그리고 파리지엔이었다. 그들로부터 시작된 프랑스에 대한 호기심은 세월이 흘러 불혹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기억의 한편에 여전히 남아 있다.

파리에서의 생활은 그 호기심을 현실의 삶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였다. 그래서 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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