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를 받는 변 검사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초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 4층 화장실에서 투신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변 검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현안 태스크포스(TF)'에 소속돼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과 함께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들은 압수수색에 대비해 허위 서류를 비치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과정에서 실체와 다른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제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2일 이들에 대해 위계 공무집행방해, 위증교사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변 검사는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법무법인에서 상담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변 검사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심리적 압박감이 매우 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울러 일주일 새 2명의 수사대상자가 잇달아 사망하면서 검찰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변 검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사법연수원을 23기로 수료했다. 부장검사로 승진한 이후 주요 검찰청에서 공안부장으로 경력을 쌓고, 지난 8월부터 서울고검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변 검사가 응급처치 도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자 충격에 휩싸였다. 검찰 수뇌부는 비보가 전해지자 신속하게 경위 파악에 들어가는 등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문무일 대검찰청은 비보가 전해진 이후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과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대검 간부들과 함께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애통한 일인 만큼 문 총장이 최대한 서둘러 조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공식 입장을 통해 "재직 중 따뜻한 마음과 빈틈 없는 업무 처리로 위아래에 두터운 신망을 받아온 변 검사의 불행한 일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02-2258-5940)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