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에 시비 걸더니…월풀, 미국서 ‘불공정 시비’로 100년 만에 시어스 매장서 퇴출

입력 2017-10-25 08:50 수정 2017-10-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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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시장지배적 위치 남용”…ITC의 삼성·LG 세이프가드 적용 결정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한 시어스 백화점에 월풀 제품이 전시돼 있다. 시어스는 24일(현지시간) 자사 매장에서 월풀 제품을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한 시어스 백화점에 월풀 제품이 전시돼 있다. 시어스는 24일(현지시간) 자사 매장에서 월풀 제품을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미국 대형백화점 체인 시어스홀딩스가 가전업체 월풀과의 100년에 걸친 제휴 관계를 끝냈다.

시어스는 24일(현지시간) 자사 매장에서 월풀 제품을 퇴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가격에 대한 끊임없는 갈등과 시장역학관계의 변화로 한 세기 동안 이어졌던 파트너십이 깨지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시어스 내부 메모에 따르면 백화점과 시어스 산하 소매체인 K마트에서 메이택(Maytag)과 키친에이드(KitchenAid), 젠-에어(Jenn-Air) 등 월풀 브랜드 제품이 퇴출된다. 다만 월풀이 생산을 맡고 있는 시어스 자체브랜드(PB) 제품인 켄모어(Kenmore)는 계속 공급된다.

시어스 경영진은 지난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월풀은 자신의 시장지배적인 위치를 남용해 우리가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시어스는 미국 내 최고 브랜드 가전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유일한 소매업체라고 자사를 홍보해왔으나 전자상거래 부문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등 시장환경의 급변 속에 전략을 바꾼 것이다. 시어스는 지난 7월 켄모어 백색가전 제품을 아마존닷컴을 통해 인터넷을 판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자사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LG전자와 삼성전자 등의 가전 제품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다.

월풀은 1916년에 처음으로 시어스에 제품을 공급했다. 월풀 역사 초창기에 시어스가 세탁기 공장 확대를 위한 대출을 제공하는 등 양사는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으나 이제는 적대 관계로 돌아선 것이다.

마크 비처 월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월가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이미 지난 5월에 시어스 측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통보했다”며 “월풀 전체 매출에서 시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지나지 않는다”며 애써 의미를 격하시켰다.

그러나 월풀의 주가는 시어스 퇴출 결정에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날 10.5% 폭락했다. 시어스홀딩스 주가도 8.7% 급락했다. 월풀의 지난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83달러로,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3.92달러에 못 미쳤다. 매출도 54억2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 54억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시어스의 이번 결정은 월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등에 업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나라 전자 업체들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요청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남용하는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달 초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미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월풀 측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ITC는 다음 달 21일까지 구체적인 구제조치를 결정하고 12월 4일까지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작 월풀이 자국에서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면서 ITC의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어스의 이번 결정에 대해 월풀이 미국 제조업체들의 비용 압박과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세이프가드를 관철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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