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지루한 실험실 속에서 찾은 몇 가지 취미

입력 2017-10-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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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생활은 사뭇 지루하다. 결과가 보이지 않는 연구와 반복 실험이 전부이다 보니 시간 관념도 없다.

계획하고 그에 따라 실천해 가는 삶은 마땅하지만, 실험실에서의 시간은 아주 느려서 ‘번아웃(burn out)’이 돼 버리곤 했다. 이 느린 시간들은 온전히 하루를 다 채워야 내일이란 선물을 줬다.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갖게 된 몇 가지 취미가 있다. 우선 블로그이다. 실험실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인생을 감각적으로 남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는 그런 의미에서 내 인생의 사진 일기인 셈이다. 다만 불특정 다수와 사진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종이에 쓰는 일기와 다른 점이다. 추억을 하나하나 블로그란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하면 블로그에 찾아온 사람들과 댓글로 대화를 한다. 세상과 소통하며 그동안 다녀왔던 여행 사진을 보고 있자면 뿌듯하면서도 오늘을 위한 힘이 생겼다. 이처럼 내 인생은 블로그를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오간다.

최근에는 한 권의 책을 집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가슴에 와닿는 책이었다. ‘숨결이 바람이 될 때’라는 제목의 이 책은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외과의사의 생각을 적은 것이다. 내가 만약 저자라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한정된 인생이란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란 고민을 많이 했다. 이것에 대한 답은 없겠지만, 생각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운동과 봉사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요즘은 다이어트 겸으로 교내 농구장에서 운동을 한다. 이곳은 연구실이 인접해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아 좋다. 실외 농구장을 나 혼자 맘껏 쓰는 일은 근처 공원이나 운동장과는 다른 자유를 준다. 매주 일요일에는 유기견 봉사활동을 나간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후원 물품들이 줄어 걱정이다. 지난주에 만난 강아지에겐 ‘보돌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일상에 색을 입힌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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