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A, 미래를 선점하라] 화이트·블루 칼라 의미 없다…‘뉴 칼라’가 돼라

입력 2017-10-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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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서 病 진단까지 로봇 투입

직업의 貴賤 떠나 모든 일자리 위협

대학 학위보다 ‘전문적 기술’이 중요

AI·IoT·클라우드 등 新직업군 뜬다

10년, 20년 후에도 당신의 직업은 존재할까.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올 1월 ‘자동화의 종말(automation apocalypse)’이 임박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맥킨지는 직업의 60% 중 업무의 약 30%가 자동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앤디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자동화로 인해 미국에선 8000만 개, 영국에선 1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밝혔다. 또 옥스퍼드대학이 2013년 내놓은 ‘고용의 미래(The Future of Employment)’ 조사에서는 702개의 직업을 놓고 조사한 결과 텔레마케터·세무대리인·스포츠 심판 같은 일부 직업은 심리학자·치과의사·내과의사보다 일자리 위협이 더 크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은 과거에는 인간의 일자리 종말에 대한 보고서들은 과장이 심했지만 점차 구체적이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오늘날의 기술 혁명은 과거 산업 혁명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가디언에 따르면 기술 진화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빠르며 범위도 훨씬 넓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학자 제리 카플란 스탠포드대 교수는 AI 시대가 초래할 인간의 생활·일하는 방식 변화를 예측한 저서 ‘인간은 필요 없다(Humans Need Not Apply, 2016)’에서 “오늘날, 자동화는 당신의 옷깃 색깔에 관심이 없다”며 “당신이 공장 근로자이건 금융 컨설턴트이건, 혹은 전문 플룻 연주자이건 상관없이 자동화는 당신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자동화는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 즉 직업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그렇다면 어떤 일자리가 가장 위험할까. 작가이자 미래학자인 마틴 포드는 저서 ‘로봇의 부상:인공지능의 진화와 미래의 실직 위협(Rise Future of the Professions and Tomorrow’s Lawyers, 2016)’에서 “어느 정도 일상적이고 반복적이며 예측 가능한 수준의” 일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텔레마케터다. 옥스포드대학이 내놓은 ‘고용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텔레마케터는 99% 자동화된다. 세금대리인도 마찬가지다. 미국 최대 세무대행업체인 H&R블락은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을 통해 고객의 세무를 대행하고 있다. 법조계도 안전한 건 아니다. 딜로이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20년 안에 법조 분야에서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자동화된다. 또 로봇은 음식점 주방에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캘리버거는 얼마 전 ‘플리피(Flippy)’라는 주방보조 로봇을 50개 매장에 들여놨다. 고용의 미래 보고서는 향후 패스트푸드 업계 주방 인력의 81%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료계도 철밥통이 아니다. 국내에서 의약분업을 상징하던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란 말은 이제 필요없게 됐다. 의료계는 로봇에게 자리를 서서히 내어주고 있다. IBM의 AI 의사 ‘닥터 왓슨’은 작년 12월 가천대 길병원에 고용된 후 현재 국내 6개 병원에서 활약하고 있다. 진료 횟수가 늘어나 임상 데이터가 쌓일수록 닥터 왓슨의 진화 속도도 빨라진다. 길병원은 유방안 폐암 위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전립선암 결장암 직장암 등 8개 암 진단에 왓슨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미래학자 노무라 나오유키 교수는 “어떤 인공지능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해선 우리들 인간이 책임을 갖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AI가 스스로 진화해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다고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 오히려 AI와 공존하며 인간만의 차별화된 능력인 ‘창의력’과 ‘자발적 문제 해결력’을 키워야 한다고 노무라 교수는 강조한다. 카플란 교수 역시 “AI 시대에 중요한 건 어떤 직업이 살아남고 소멸되느냐가 아니라 그런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느냐다”라고 말한다.

IBM의 지니 로메티 최고경영자(CEO)은 이런 미래지향적인 인재상을 ‘뉴 칼라(New Collar)’라고 불렀다. 뉴칼라 전도사를 자처한 로메티는 올 1월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움직이는 주역은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양성된 뉴칼라 계급”이라며 뉴칼라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로메티 CEO는 작년 11월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모든 미국인이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며 뉴칼라 인재 양성 계획을 담은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미래에는 블루나 화이트처럼 옷깃 색깔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뉴칼라 일자리 창출을 공언했다. 그 일환으로 IBM은 직원에게 대학 학위 따위는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로메티는 직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선 강력하고 광범위한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CNN은 자동차 기술자, 보조 약사, 치과 조무사와 의료 보조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자 같은 혁신적 분야의 직업과 서비스 제공 전문가 등을 뉴칼라의 사례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AI의 부상으로 화이트 칼라와 블루 칼라의 경계와 존재감이 갈수록 미미해지는 가운데 뉴칼라 인재가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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