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체류자 저승사자 ‘아파이오 사면’ 논란...인종갈등 더 확산하나

입력 2017-08-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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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리한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악명높았던 애리조나 주 마리코파 카운티 전 경찰국장 조 아파이오(85)를 사면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아파이오(85) 전 마리코파 카운티 경찰국장을 전격 사면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사면은 아파이오가 처음이었다.

문제는 아파이오가 ‘인종 프로파일링’ 기법을 동원해 히스패닉계 불법체류자들을 다수 체포·구금해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런 그를 사면함으로써 최근 샬러츠빌 유혈사태로 심화된 미국 내 인종갈등의 파문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아파이오를 사면한 건 자신의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들을 더욱 결집시키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보수 강경파 대청소로 정권 재건을 도모하는 가운데 인종차별을 둘러싼 여론의 비판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인종 차별을 용인하는 듯한 태도는 미국 사회에서 금기시되고 있지만 트럼프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주목할 건 사면이 법무부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실시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이번에는 그런 절차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트럼프가 직접 나섬으로써 정치적 의도를 우선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에 휩싸인 자신과 가족의 사면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로스쿨의 밥 바우어 교수는 미국 잡지 기고에서 “미래의 대통령 탄핵 요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트럼프의 이런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집권 공화당은 트럼프에 대해 대놓고 비판은 자제하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일련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견조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WP) 등이 16~20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7%, 비지지율은 58%로 양쪽 다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다.

25일 사의를 표한 서배스천 고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사직서에서 “백악관은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우위에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켈리 비서실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고카는 백악관에서 사실상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최측근이었다.

켈리는 내분과 권력투쟁, 의회와의 불협화음 등으로 분열된 트럼프 행정부의 기강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이달 초 배넌을 전격 경질했다. 이에 앞서서는 전임자인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도 백악관을 떠났다. 그리고 이번에 고카까지 더해짐으로써 백악관을 떠난 참모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배넌은 자신이 운영하던 극우 사이트 ‘브라이트 바트 뉴스’로 복귀했다. 고카는 원래 브라이트 바트 뉴스 기자 출신으로 무슬림을 적대시하고 테러 대책이나 이민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켈리는 보수 강경파 두 사람이 제거됨으로써 트럼프 정권의 기강 회복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경제 정책의 사령탑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백인우월주의자를 옹호하는 듯한 트럼프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 사직서를 제출했던 만큼 정권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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