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열심히 일한 우리, 동등하게 떠나자

입력 2017-08-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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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산업1부 기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대중에게 선보인 지 15년이 지난 문구이지만 휴가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떳떳하게 휴가 갈 것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많은 직장인들의 가슴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심히 일했다고 해서 누구나 동등하게 떠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조성되지 않았다. 휴가와 연휴의 양극화 현상은 올해도 일어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전국 535개 5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 하계휴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 300인 미만 기업 직원들의 평균 여름휴가 일수(주말 제외)는 4.2일이다.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가 평균 4.9일 여름휴가를 쓰는 것과 비교하면 0.7일 적게 쉬는 셈이다.

또 지난해와 비교해 큰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여름휴가는 더 늘었다. 300인 미만 기업은 4.1일에서 불과 0.1일 늘었지만, 300인 이상 기업은 4.7일에서 0.2일 증가했다. 여름휴가비를 따로 지급하는 기업도 300인 이상은 75.3%에 달했지만, 300인 미만은 67.2%에 그쳤다. 심지어 인턴이나 계약직, 아르바이트생들은 휴가를 가는 것조차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휴가뿐만 아니라 징검다리 연휴도 마찬가지이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10월에 사상 초유의 10일간 연휴가 발생된다. 하지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연휴 모두를 쉴 수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휴가와 연휴는 업무의 일시적인 도피 개념이 아닌 조직 역량 강화의 기회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제대로 쉬어야 업무의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솔선수범해 휴가를 다녀온 문 대통령은 “휴식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부터라도 ‘쉼’에 있어서 모든 근로자가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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