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전국 휴게소 중 처음으로 브런치 레스토랑과 세차장을 도입한 대보유통 이태우 소장

입력 2017-07-11 16:24 수정 2017-07-1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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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서해안고속도로 화성(목포방향)휴게소의 ‘아이디어 뱅크’ 대보유통 이태우 소장

▲휴게소는 첫째도, 둘째도 고객 서비스임을 강조하는 대보유통 이태우 소장.
▲휴게소는 첫째도, 둘째도 고객 서비스임을 강조하는 대보유통 이태우 소장.
그에게 따라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아이디어 뱅크’다. 그는 뭔가 늘 연구하고 창조적인 일을 한다. 24시간 머릿속에는 ‘서비스’라는 단어가 머물지만 차별화전략으로 매출상승을 꾀하고 있다. 아마도 그는 샐러리맨을 하지 않았으면 프로골퍼로 활약했을지도 모른다. 재미로 친 볼이 이븐파 72타까지 쳤으니까.

한국도로공사 서해안고속도로 화성(목포방향)휴게소 대보유통 이태우(53)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과연 될까’하고 모두가 망설일 때 휴게소에 국내 처음으로 세차장을 도입해 매출에 기여한 것만 봐도 ‘고객에게 이롭고,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만들어 내는데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다. 그는 대보유통에서 운영하는 21개소 휴게소 중 하행선에서 매출 200억 원을 올리는 황금상권 ‘화성’을 지휘하는 수장이다.

휴게소 특징은 24시간 ‘살아 있는 생물(生物)’이라는 장소다. 하루 24시간 고객을 맞아야 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시설관리뿐 아니라 서비스, 음식이 중요한 곳이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이곳 자체가 하나의 ‘도시’라는 느낌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이태우 소장은 이를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그는 사실 ‘골프장 맨’이었다. 첫 직장이 애경그룹에서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의 중부골프장이다. 이후 설악썬밸리골프장에서 근무했다. 전공이 회계학이어서 하루 종일 숫자와 씨름했다. 전공과 달리 적성이 맞지 않다고 느낀 그는 어느 날 ‘움직이는 일’을 해보자며 휴게소로 옮겼다. 그런데 일복이 터진 탓인지 일을 해도 일이 또 남는 줄도 모르는 휴게소 부소장으로 이직했다. 대표와 인연이 있는데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다가 충북 충주의 금강센트리움 컨트리클럽이 오픈하면서 총지배인을 맡았다. 신흥명문인데다 처음에는 회원권분양도 잘돼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회원권 반환시점이 돌아오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잘 아시겠지만 회원권 반환문제는 지배인의 역할을 벗어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해결방안을 내놓으라는데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지요. 그래서 아쉽지만 골프장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골프장과 휴게소의 일은 그게 그거다. 크게 보면 레저시설이기 때문에 고객을 대하는 것이 같다. 골프장은 골프라는 하나의 목적이 되는 골퍼들이 모이지만, 휴게소는 ‘만인만색’이라는 점이 다르다. 물론 골프장도 사람으로 따지만 천양지차다. 어차피 ‘1대1’의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기때문에 그에에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2012년 소장으로 복귀한 그는 ‘제대로 된 휴게소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 세차장이다.

▲국내 휴게소 중 처음으로 브런치레스토랑을 오픈한 대보유통 이태우 소장.
▲국내 휴게소 중 처음으로 브런치레스토랑을 오픈한 대보유통 이태우 소장.
“우리 휴게소는 주중 하루에 9000대 정도 차량이 들어오죠. 차 1대당 3명으로 치면 2만7000명이 이용하는 셈입니다. 정신이 없죠. 특히 이곳은 지역적으로 볼 때 아침이나 점심식사와 맞물립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세차와 음식개발입니다. 이것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직접 음식개발을 연구했다, 고객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분석결과 차종에 따라 음식을 찾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승용차와 화물차는 99% 찾는 음식이 차이를 보였다.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위해 골프장 주변의 음식점을 돌며 발품을 팔아 개발한 것이 ‘양푼이 비빔밥’이다. 여기에 휴게소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 콩 요리를 선보였다. 청국장과 된장찌개다. 모두 웰빙 음식이라는 점이다. 특히 레스토랑 서비스바에서 밥과 찬을 무제한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50%가 젊은 층인 점을 감안해 국내 처음으로 오픈한 브런치 레스토랑도 그의 작품이다.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그는 자회사인 대보그룹의 서원밸리와 서원힐스컨트리클럽의 레스토랑에서 개발한 메뉴를 공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매출과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매대 가판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그중 하나가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박찬호 크림’ 플렉스파워다. 매장도 깔끔해 보기도 좋지만 매출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장시간 운전자에게 근육을 풀어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화장실 다음으로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다.

▲화성휴게소에서 매출 효자노릇을 하는 플렉스파워 판매대. 사진은 플렉스파워 이상범 이사(왼쪽)와 김영희 직원
▲화성휴게소에서 매출 효자노릇을 하는 플렉스파워 판매대. 사진은 플렉스파워 이상범 이사(왼쪽)와 김영희 직원

‘화장실이 좋으면 음식도 맛있다’는 것을 그는 믿고 있다. 새로 부임하면서 고객들에게 보다 편안하고, 화장실문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모두 전통문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전국 휴게소 중에서 ‘우수화장실’로 지정됐다.

125명이 하루 2교대로 근무하지만 고객을 상대하는 일은 ‘어려움 상상, 그 이상’이다. 이를 해결하려고 그는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거리는 일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에서 아무리 직원들에게 복지를 잘 마련하더라도 고객으로 인해 상처받는 직원들이 나오는 탓이다. 직원 중 10%는 늘 이런 상처에 시달린다. 아무리 서비스를 잘해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객을 맞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직원관리가 제일 힘듭니다. 또한 학교와 산학협동을 하고 있지만 직원구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죠. 아마도 우리도 일본처럼 실버직원으로 대체해야할 날이 올 것 같습니다.”

그는 직원을 위하고, 보살피고, 아끼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우수 및 모범사원에게는 표창을 하고, 해외여행도 시켜준다.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10년 이상 근속자가 30%가 넘는다.

▲국내 휴게소 중 처음으로 세차장을 도입한  화성휴게소.
▲국내 휴게소 중 처음으로 세차장을 도입한 화성휴게소.
그가 샐러리맨이 되지 않았으면 무슨 일을 했을까. 아마도 프로골퍼가 됐을지 모른다. 골프장과 인연을 맺으면서 클럽을 잡은 것은 1992년. 경력으로는 25년이 돼 간다. 260야드 이상 날리는 장타력에다 쇼트게임을 잘한다. 덕분에 센트리움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골프존카운티 안성Q에서는 파4에서 1온을 시켜 이글을 잡아내기도 했다.

“앞으로 휴게소는 잠시 쉬는 곳이 아닌 생활공간, 문화공간으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휴게소 문화도 보다 다양한 시설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노후가 된 시설들을 이용객이나 종사자가 모두가 편안한 첨단시설로 바꾸는 일이 필요하겠지요.”

직원 125명으로 ‘움직이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계열사 휴게소 중 단일매출 200억 원이라는 최고의 기록을 세웠던 이태우 소장이 앞으로 휴게소에 어떤 새로운 신화를 써나갈는지 기대된다.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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