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파워엘리트] 강경화 장관, 한국 여성 유일 ‘유엔 최고위직’ 올라

입력 2017-07-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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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여성, 비서울대 출신 외교부 장관...유엔 내 두터운 인맥 자랑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 기간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3일 공개했다. 공군 1호기에서의 회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블레어하우스에서의 스탠딩회의  모습 등이다. 강경화(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말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 기간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3일 공개했다. 공군 1호기에서의 회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블레어하우스에서의 스탠딩회의 모습 등이다. 강경화(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말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초 타이틀’을 여러 개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그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여성, 비(非)서울대 출신의 외교부 장관이 됐다. 또 노무현 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던 윤영관 전 장관 이후 비외무고시 출신으로서는 14년 만에 외교정책 수장 자리에 앉게 됐다. 70년 외교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장관보좌관에 발탁되기도 했으며 첫 비고시·여성 출신 외교부 국장 타이틀도 갖고 있다.

유엔에서는 2006년 인권고등판무관실 부고등판부관에 임명되며 한국 여성 처음으로 유엔 최고위 자리에 올랐다. 특히 대미(對美)외교 전공이 아닌 다자외교 전공이라는 점 등에서 제대로 ‘유리천장’을 뚫은 파격 인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강 장관은 전직 외교관이긴 하지만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데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근무해 국내 인맥은 거의 없다. 외교부에 몸담았던 1999∼2006년 국제기구 업무를 주로 해왔기에 외교부 내 주류들이 보기에 외부인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강 장관이 방어해줄 인맥이 없어 외교부 내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학벌·인맥·순혈주의를 타파하며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고시 출신의 외부 전문가인 강 장관을 외교부 수장으로 임명한 것도 외시 출신 일색인 외교부의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 장관을 외교가로 이끈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1997년 12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김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 때 강 장관이 통역을 맡으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이를 계기로 이후 DJ의 전속통역사로 발탁됐다. 김 전 대통령은 강 장관에 대해 “내 말을 그가 영어로 번역하면 더 아름다워진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후 외교부 근무 시절에도 홍순영 장관의 영문 스피치라이터를 맡을 정도로 강 장관의 회화실력은 뛰어나기로 유명했다.

이후 강 장관은 1998년 국제전문가 특채로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관에 채용되면서 외교부에 발을 들여놨다. 이듬해에는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보좌관에 기용됐다. 2005년 7월에는 국제기구정책관(현 국제기구국장)에 임명돼 첫 비고시·여성 출신 외교부 국장으로 기록됐다.

강 장관은 2006년 9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에 임명되면서 활동무대를 유엔으로 옮겼다. 그는 2003∼2005년 주유엔대표부 근무 시절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직을 맡았는데, 이때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그를 눈여겨본 것이 유엔 입성의 계기가 됐다. 강 장관은 2007년 1월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8대 사무총장을 맡을 때부터 유엔 멤버로 본격 활동했다.

한국 여성 중 유일하게 유엔 최고위직까지 오른 만큼 유엔 내에서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코피 아난, 반기문, 안토니오 구테헤스 등 3명의 유엔 전·현직 사무총장과 함께 일하며 이들과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유엔 사정에 정통한 외교관은 “강 후보자는 반 전 총장은 물론 구테흐스 현 총장도 매우 아끼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유엔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데다, ‘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한국인’으로 불릴 정도로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해 글로벌 인맥에서는 한국 외교관 출신 중 중 그를 따를 사람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외교 라인에서는 반 전 사무총장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반 전 총장과의 인연은 2000년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 장관이 홍순영 전 외교부 장관 보좌관으로 일했을 당시 차관이 반 전 총장이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과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서 일할 때 구테흐스 총장이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여서 몇 차례 대화를 나눈 것이 개인적 인연의 전부였지만, 지난해 당선인 인수팀장을 제안받으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국내에서는 모교인 연세대 출신 인사들과 촘촘한 인맥을 쌓아왔다. 강 장관은 1973년 연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1977년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연대 영자신문사에서 활동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외교·안보 수뇌부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들로 채워지면서 강 장관도 외교가의 ‘연정(연대 정외과) 라인’에 합류하게 됐다. 연정 라인의 좌장은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명예특임교수다. 문 특보는 연대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4년부터 연대 정외과 교수로 활동했다. 조현 외교부 2차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김기정 교수는 강 장관의 같은 과 후배다. 김 교수는 1995년부터 연세대 정외과 교수로 일하면서 강 장관과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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