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초대형 IB] 해외 IB가 장악한 M&A·자문시장… 한국형 초대형IB 행보 ‘주목’

입력 2017-06-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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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B 중개·자문 거래 수임 77.9%…“IB 경쟁력은 여신·금융기능 강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장악한 국내 인수·합병(M&A) 중개·자문시장을 되찾을 수 있을까.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CS) 등 해외 유수 IB들이 국내 M&A 중개·자문시장을 80%가량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초대형IB 육성 방안이 그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금융연구원(KIF)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5년 국내 M&A 중개·자문시장에서 국내 증권사가 수임한 거래(딜) 규모는 463억8000만 달러로 전체의 18.0%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해외 IB가 올린 거래실적(2002억 달러·77.9%)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해외 IB들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데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국경 간) 딜 등 메가 딜의 영향이 압도적이다. 실제로 해당 년도의 M&A 최대어인 홈플러스를 비롯해 포스코건설, KT렌탈 중개·자문역을 해외 IB들이 도맡았다. 대형 딜은 복수의 주간사를 선정, 집계 시 중복 카운팅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규모 차이가 확연하다. 거래건수를 기준으로 보면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잘 드러난다. 2015년 M&A 중개·자문시장에서 해외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하인 46.1%로 뚝 떨어진다. 국내 증권사의 비중은 23.5%로 소폭 증가하고, 중소형·구조조정 딜이 대부분인 회계법인의 비중이 30.4%로 급증한다.

그러나 시장에선 국내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으로 국내 M&A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권사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과거 국내 M&A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증권사 입장에서 중개·자문 업무가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되지 못해 고정 인력을 배치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달 본격화될 전망인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방안도 국내 M&A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중대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일정 자기자본 기준(3조 원·4조 원·8조 원)을 충족한 증권사들에 기업어음 발행, 종합투자계좌(IMA) 운용 등을 조건부로 허가할 방침이다.

기업어음 발행이 허용되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인수금융 시장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금융은 인수 주체가 M&A 과정에서 모자라는 자금을 금융기관 등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기존에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일부 대형사와 은행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한 대형 증권사의 IB담당 임원은 “M&A 시장에서 회계법인과 차별화되는 게 파이낸싱 부분”이라며 “(초대형 IB가 될 경우) 자본력이 향상되고 여신기능, 금융기능이 강화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중개·자문업무에서도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순수 자문만으로는 위축될 수 있는 시장에 파이낸싱을 더해 토탈 서비스 전략을 펼친다는 뜻이다.

다만,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의 M&A 전문인력 자구화로 시장 파이 자체가 작아지고 있다는 점은 해외·국내 IB를 막론한 공통의 고민거리다. 이 관계자는 “자체 M&A팀을 꾸리는 게 큰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은 맞는 듯하다”면서 “전문 인력을 내부화하면 당연히 자문에 대한 니즈는 떨어지고, IB의 역할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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