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脫원전시대...플랜드 업계 새 먹거리는 ‘폐로 사업’

입력 2017-05-3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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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일본서 폐로 시장 본격 확대...노후화한 에너지 생산 거점 폐쇄에 사업 기회

세계적으로 탈(脫)원전시대에 돌입하면서 수명이 다한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를 처분하는 폐로가 유망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가동이 40년이 된 원전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고, 독일은 2011년에 탈원전을 선언하고 2022년까지 17기의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앞으로 폐로 사업이 급속도로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북해에서는 유전 폐쇄라는 고난이도의 작업도 본격화한다. 인구 감소와 에너지 절약 캠페인 등으로 앞으로도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긴 어려운 상황. 에너지 거점의 폐쇄는 전 세계 플랜트 업계에 큰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970~1980년대에 운전을 시작한 원전 폐로가 조만간 본격화한다. 전력회사가 충당금으로 계상하고 있거나 향후 비용으로 떼어놓은 액수를 합하면 3조 엔 (약 30조 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신설 원전을 기대할 수 없는 일본에서는 플랜트 기업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독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말 전력회사의 폐로 등 비용 총액을 235억5600만 유로로 잡았다. 나라가 설립한 펀드에 민간 기업들이 자금을 출연, 이 자금을 핵연료 폐기물 처리 등의 비용에 쓴다는 계획이다. 스위스도 이달 국민투표에서 탈원전을 결정하는 등 폐로 사업은 한층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히타치 외에 도시바와 미쓰비시중공업이 원전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폐로 사업도 일본 내에서 해결된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지멘스가 원전 합작사 주식을 프랑스 아레바에 매각해 원전 사업에서 발을 뺐다. 아레바에게는 사업 기회이지만 독일 국내에서는 “독일 기업이 독일 내 폐로를 맡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다. 독일은 연구기관 등이 첨단 폐로 기술을 모아 전세계로의 기술 수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폐로는 영어로 디커미션(decommission). 사전적으로는 퇴역이란 의미이지만 에너지 업계에서는 가스 및 유전 폐쇄를 가리키기도 한다. 사실 여기에도 40년이라는 긴 세월이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게 영국령 북해다. 이곳은 1970년대에는 산업이 쇠퇴하던 영국에 ‘희망의 별’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생산량이 계속 줄더니 10년 만에 절반이나 줄었다. 생산이 불가능해져도 해양 생태계에는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폐쇄해야 한다.

로열더치셸은 2월 국제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 유전의 디커미션 계획을 영국 정부에 제출했다. 브렌트는 한때 영국 원유 생산의 10%를 생산했지만, 이제는 해상 원유 생산 플랫폼 및 해저 파이프 라인을 효율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전체가 해저에 고정된 플랫폼이 250개가 넘고, 파이프 라인은 3000개, 유정은 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시장조사기관인 더글라스 웨스트우드 리서치에 따르면 서유럽 전체에서 유전 및 가스전의 디커미션 비용은 2017~2040년 사이에 105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것도 플랜트 업계에는 큰 사업 기회다.

신문은 현재 세계적으로 에너지의 신규 투자가 화석 연료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으로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의 풍차 디커미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재생 에너지 보급에 앞서 유럽에서는 2014년부터 메이커에게 태양광 패널을 회수해 재활용하도록 의무화됐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2012년에 도입된 재생 가능 에너지의 고정가격매입제도로 태양광 발전 설비가 급속히 보급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의 수명을 25년으로 쳤을 경우의 폐기량은 2020년에 약 3000t이 될 전망이다. 2030년에는 약 3만t, 2040년에는 약 80만t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폐기물은 태양광 발전이 보급된 규슈나 간토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2040년에는 산업 폐기물의 최종처분량의 6%에 해당하는 폐기 패널이 발생한다.

태양광 패널은 산업 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대량으로 발생하는 패널을 그대로 처리하면 처분장의 매립 용량 한도가 바로 찰 수 있다. 이에 유럽에서는 메이커에 패널 회수·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처분 방법 등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패널의 재활용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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