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보당국 수장들에게 러시아 커넥션 의혹 공식 부인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러시아 커넥션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전ㆍ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당국 수장들에게 지난해 대선 기간 자신의 선거캠프가 러시아 정부와 내통했다는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의 압박이 이뤄진 시점은 지난 3월로, 트럼프는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과 국가안보국(NSA)의 마이클 로저스 국장에게 성명 등을 통해 자신의 캠프와 러시아 정부 내통 의혹이 없다는 내용을 발표해 달라고 부탁했다. 두 국장 모두 트럼프의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해 이를 거절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3월 20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부적절한 접촉 의혹에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진술했다. 트럼프는 코미의 진술이 있고 나서 다른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달 초 트럼프에 의해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와 로저스 국장의 대화 내용은 NSA 고위관리가 기록해 내부 메모로 갖고 있다. 코츠 국장과의 대화 메모가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관리들은 대화 내용이 담긴 메모가 특별검사의 수사나 의회 조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러시아 커넥션 관련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에 임명했다.

트럼프는 이미 지난 2월 코미 전 국장에게도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는 사실이 폭로돼 궁지에 몰린 상태다. 그런 가운데 다른 정보기관 수장들에도 비슷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드러난 것이다.

한 전직 고위 정보당국 관리는 “이는 단순한 성명 발표 요청이 아니다”라며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 허위진술을 요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