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합병은 경영권 승계 작업 일환" vs 이재용 "경영상 판단"

입력 2017-04-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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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는지를 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이 공방을 벌였다.

특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19일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4차 공판에서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김 전 팀장은 2015년 7월 13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를 만났다. 일성신약은 삼성물산의 옛 주루로, 현재 합병무효소송 등을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당시 김 전 팀장이 '알다시피 이건희 부회장의 건강이 안 좋아 이재용 부회장이 빨리 경영권을 승계하려고 한다. 상속을 통해 하면 상속세로 재산의 반이 날아간다'고 했다"고 특검에서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팀장은 또 '이번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서 아주 중요하고 삼성물산이 그룹 내 사실상의 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특검은 설명했다.

김 전 팀장은 이같은 특검의 지적에 "제 사고 구조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순환출자금지 때문에 다른 계열사가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만 했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을 볼모 삼아 합병 찬성을 권유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특검은 미전실이 나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으로 그룹 차원에서 지원에 나섰을 뿐 위법한 것은 없었다는 취지다.

이 부회장 측은 합병 추진 이유에 대해 "김 전 팀장은 '제일모직을 상장해서 주식가격의 적정수익기대가치를 충족해야 하는데 내수 위주라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 합병 추진했다'고 진술한다"고 설명했다. 합병으로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다고도 했다.

엘리엇의 등장으로 그룹 차원에서 나섰다는 주장도 했다. "양사에서 자율적으로 합병을 진행하다가 갑자기 엘리엇이 등장해 합병 성사가 어려워지자 그룹 차원에서 지원했다"는 김 전 팀장의 진술을 근거로 들었다. 처음부터 미전실 주도로 합병을 추진한 게 아니라는 취지다.

윤 대표의 진술에 대해서는 "김 전 팀장의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합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오히려 합병 추진 중단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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