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만 키운 대기업 ‘고용없는 成長’

입력 2017-04-10 10:24 수정 2017-04-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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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 2007~2016 고용현황’ 분석…10년간 고용 증가율 10%에 불과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지난 10년간 고용 증가율이 10%를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시가총액 등 기업 외형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한 셈이다. 대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여력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이투데이가 2016년 사업보고서 기준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2007~2016년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고용 인원은 27만7205명에서 30만5353명으로 2만8148명(1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평균 고용 증가율은 1%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몸집 불리기에 치중한 대기업이 고용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의 원인으로 기업 구조조정,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에 따른 제조업 인력 감축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진한 계열사들의 인력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 이어졌고, 부실 계열사의 매각도 감원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기업별 세부조사 집계 현황을 보면 삼성전가 2015년을 기점으로 고용 한파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8500명 가까이 인력이 늘어났지만, 2015년부터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698명의 인력이 줄었다. 특히 가전(CE)사업(2581명, 16.2%), 모바일(IM)사업(1092명, 4.0%), 기타사업(406명, 4.2%)에서 모두 고용 규모가 줄었다.

현대중공업의 감원 인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4332명(15.8%)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한때 2만8291명에 달하던 직원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만3077명 수준까지 축소됐다. 이 밖에 포스코도 800명가량 고용이 줄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년간 전체 직원 수가 30% 규모로 축소됐다. 2007년 5077명에 달하던 직원 수는 지난해 1493명으로 줄어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높은 고용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가장 높은 고용 증가율을 보인 기업은 ㈜SK로 지난 10년간 57%가 늘었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그룹 차원의 고용이 이어진 결과다.

지난 10년간 양적 측면에서 고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2007년 5만5629명에 달하던 직원 수는 지난해 6만7517명으로 1만1888명(17.6%)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만 가장 많은 1113명의 고용을 늘렸다. 지난해 10월 중국 창저우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등 신규 투자에 따른 고용 창출이 이뤄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1000명 이상 고용이 늘어난 기업은 현대차가 유일했다.

재계 관계자는 “저성장도 문제지만 성장을 해도 그만큼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화됐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분위기를 급반전시킬 만큼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않는 한 지속적인 고용 창출력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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