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두 가지 사례를 통해서 본 정확한 계약문구의 중요성

입력 2017-04-04 10:35 수정 2017-04-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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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부동산 거래 계약에서 이루어진 합의 내용을 정확하게 문서화(文書化)하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용인 전원주택단지 내 건축되는 여러 건축물 중 한 채를 주거용으로 매입한 계약자. 그 후 우연한 계기로 같은 단지 내 분양주택 바로 옆 건축물을 펜션으로 분양한다는 취지의 인터넷 사이트 게시글을 발견하게 된다. 계약자가 이를 계기로 계약 건물의 구조를 알아본 결과, 펜션 영업에 적합하게 건축된 사실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계약자는 분양회사에 대해 분양 계약해제(契約解除)나 취소를 요구하지만, 1심 판결은 자신의 귀책사유(歸責事由)로 인한 계약해제에 따라 일정한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한다.

분양회사가 같은 단지 내 인접한 건축물의 펜션 영업 가능성 등은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계약자는 억울할 수 있지만, 이 같은 특약을 미리 분양계약서상에 기재해 두지 않아 분쟁 해결이 쉽지 않았던 사안이다.

두 번째 사례는 여성전용 원룸인 것으로 생각하고 임대차계약을 했는데, 같은 건물 내에 남성이 거주하는 경우이다. 안전을 고려해 여성전용원룸을 선택했고, 보안 서비스를 이유로 추가 관리비도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 세입자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법적 해결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정작 임대차계약서상에는 ‘건물 전체를 여성전용으로 임대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거의 표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계약해제나 취소를 위해서는 계약 내용의 위반, 그것도 중요한 내용의 위반이 돼야 하는데, ‘건물 전체를 여성에게만 임대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그 내용이 계약인지, 아니면 건물주의 계획 내지 임차인의 희망 정도에 불과한지조차 판가름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건물 전체가 여성전용으로 임대돼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임대차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다’ 정도의 문구가 계약서에 반영되는 것이 분쟁 방지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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