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세로카드..무모한 도전? 현대카드 김성철 상무 인터뷰

입력 2017-03-28 13:47 수정 2017-03-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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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 “제작기간 9개월..새로움 향한 ‘도발’”

요즘 카드업계가 시끄럽다. 난데없이 세로카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일반적인 가로형 플레이트에서 과감히 탈피해 세로형 카드 디자인을 전면 도입했다. 카드 로고, 문구 등을 가로가 아닌 세로로 바꿔 디자인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앞면에 새기는 카드번호, 글로벌 제휴브랜드 로고 등의 카드 정보도 뒷면에 배치했다. 기존 가로 디자인을 모두 세로로 바꾸는 작업은 예상보다 어려웠다. 아이디어 기획부터 제품 출시까지 9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녹록지 않다. 젊은 층을 향한 참신한 도전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이미 예전에 실패한 모델이란 지적도 상존한다.

현대카드 브랜드 전략을 이끄는 중심에 김성철 상무(브랜드1 실장)를 지난 22일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세로카드’ 기획이 여느 때보다 어려웠다며 그간 뒷얘기를 풀어놨다.

김 상무는 “(2003년 이후) 14년 넘게 해온 것에 대한 관습, 익숙해져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가로 플레이트 디자인 구성요소를 바꾸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며 “그 안에 구성된 문자의 위치, 크기 등 요소를 완전히 바꿔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구 역시 ‘M or Nothing’이나 ‘X or What’이란 재치 있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 상무는 “컬러의 경우 단색으로만 하느냐, 그라데이션 등 색의 방법을 여러 가지로 하느냐, 문구를 써야 하느냐 등 많은 논의를 거쳤다”며 “현대카드 이미지가 성숙하고 정제된 느낌이 많았다면 이번엔 힙(hip)하고 위트 있게 한다는 생각에 컬러, 문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자인 변화는 해외 협업사인 비자(VISA)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끌어 냈다.

김 상무는 광고 회사 ‘TBWA 코리아’에 몸담았을 때부터 현대카드와 연을 맺었다. 현대카드에는 3년 전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현대카드 브랜드를 연구해온 김 상무는 지갑에 9장의 현대카드를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 현대카드의 새로움을 외부에도 알리면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중에도 3 ~ 4장의 현대카드 꺼내놓으며 ‘8.5㎝ X 5.4㎝’에 담은 철학을 전했다.

김 상무는 사업 부서부터 CEO까지 회사의 비전이 모두 투영돼야 가치 있는 브랜드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만의 분명한 주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브랜드는 축적의 역사, 일관성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가 빅모델 전략을 지양하는 이유도 회사만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현대카드의 명료한 브랜드 가치관은 핵심을 중시하는 정태영 부회장의 경영방침이 바탕을 이룬다고 김 상무는 전했다. 현대카드의 브랜드 파워는 정태영 부회장이 부임한 2003년부터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자 회사 내부 인테리어까지 신경쓰는 섬세함을 추구했다.

정 부회장은 회의 때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PPT) 사용을 금지하고 요점만 다루는 것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분 회의’를 자주 것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상무는 “정 부회장님은 ‘제발 복잡하게 얘기하지 마라’라는 얘기를 늘상 강조하신다”며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라’는 당부도 하신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 같은 현대카드 브랜드를 ‘시장에 대한 도발’이라고 표현했다. 남들이 안 하고 못 하는 걸 현대카드는 잘 해낸다는 자신감이다.

김 상무는 자신의 저서 ‘리즌’에서 현대카드를 이같이 표현했다. “현대카드는 고정관념에 대해 끊임없이 대항한다. 그것이 현대카드의 중요한 브랜드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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