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D-4’… 명분·실리 다 챙기는 현대중공업

입력 2017-02-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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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로 ‘부채 배분’명분 충분 판단… 대주주 지배력 강화 ‘승계포석’ 의도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전환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노동조합 반대가 거세지만, 현대중공업은 명분(업황 악화 대응)과 실리(지배구조 강화)를 모두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분할을 승인할 예정이다. 분사 안의 골자는 수직계열화 됐던 그룹을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투자 등 4개 사업 부분으로 나눠 현대중공업에 집중된 부채를 배분하는 것이다. 조선·플랜트 업황 악화의 위험성을 분산시키는 전략이 담겨있다.

STX조선해양, 한진해운 등 유수의 조선·해운사들이 유동성 위기로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분사 ‘명문’은 충분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분리되는 회사에 차입금을 나눠 배정하면 현대중공업의 차입금은 3조9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대주주 지배력 강화를 통한 승계 포석이라는 실리적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 지분율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10.2% △현대미포조선 8% △아산복지재단 및 나눔재단 3.2% 등 이다.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하면 정 이사장 등 대주주 지분율이 매우 낮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순환출자 고리 금지)’이 통과되면, 대주주 지배력은 더 약화될 뿐만 아니라 정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전무의 경영 승계과정에서도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한다. ‘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노조와의 갈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연말까지 전 직원 고용보장을 약속하며 직원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는 전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주총이 열리는 27일에도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사측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분사 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채권은행들의 자구안 이행 압박이 시작된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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