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1918.76으로 출발한 2016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961.31) 대비 3.32% 오른 2026.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서부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및 미 금리인상 등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많았다. 이에 따라 2016년 증시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지수) 장세가 본격화된 이후 줄곧 반복되는 고지전 양상을 보이며 내국인 매도, 외국인 매수 기류가 나타났다.
◇주가상승률 상위권 휩쓴 ‘정치 테마주’ = 올해는 정치 테마주의 급등세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문재인, 반기문 등 대선 유력주자들과 관련된 대선 테마주들이 선전하며 코스피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많은 정치테마주 가운데 두각을 나타낸 종목은 문재인 테마주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고려산업과 우리들휴브레인, 우리들제약 등은 연초 대비 각각 225%, 202%, 15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려산업은 자회사 금강공업의 사외이사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에서, 우리들휴브레인은 우리들재단 이사장이 과거 청와대에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치료했다는 이유로 각각 문재인 테마주로 묶였다.
DSR제강과 DSR 최대주주인 홍하종 DSR제강 대표이사가 문재인 전 대표와 같은 경남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DSR제강과 DSR도 각각 132%, 127%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기문 테마주로 꼽히는 성문전자는 정치 테마주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260%)을 기록,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성문전자는 재직 중인 임원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친분이 깊다고 알려지면서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됐다.
정치 테마주 열풍 속에서 주가상승률 1, 2위를 차지한 종목은 종합건설기업 성지건설과 제약업체 영진약품이다. 올 4월 매각 이슈가 나온 이후 주가가 급등한 성지건설은 2016년 마지막 거래일 연초 대비 345% 급등한 19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성지건설은 지난 4월 20일 “최대주주 변경을 전제로 한 경영권 양수도계약을 위한 실사가 진행 중”이라며 매각을 공식화했다.
바이오·제약 종목의 미래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속에 영진약품 주가는 연초 대비 314% 급등했다. 특히 지난 13일 KT&G생명과학과 흡수합병이 결정되면서 신약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약 수출계약 해지 한미약품 주가 ‘반토막’ = 올해 코스피 시장 최대 성장주로 꼽혔던 바이오·제약주 한미약품은 신약 기술수출 계약 해지로 반토막났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30일 베링거잉겔하임과 맺은 8500억 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72만80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한미약품은 마지막 거래일 연초 대비 58% 급락한 30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기술수출 계약 파기 사실을 하루 뒤에 공개하는 늑장공시로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한미약품 주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런 와중에 2016년 마지막 거래일인 29일에는 지난해 다국적 제약회사 사노피와 맺은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계약의 일부가 해지됐다고 밝히면서 이날만 10.41% 급락했다.
올해 코스피는 전체적으로 섬유 및 의복 관련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하락이 가장 컸던 종목은 아비스타로 연초 대비 77% 떨어졌다. 한세예스24홀딩스와 전방도 각각 -59%, -57%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연초 대비 66% 빠졌다. 면세점 실적 부진으로 적자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 사업자 경쟁 심화 및 중국인 여행객 감소 등 대내외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밖에도 종이 및 목재 관련 기업 KGP(-67%), 에너지시설 및 서비스기업 웅진에너지(-66%), 조선업체 엔케이(-65%), 상업서비스업체 아이마켓코리아(-59%), 자동차부품기업 체시스(-57%) 등의 주가하락률이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