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트럼프에 베팅했더니’...올해 증시 최후 승자는 역발상 투자자

입력 2016-12-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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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 최후의 승자는 시장 트렌드에 역행하는 역발상 투자자였다.

최근 로버트 벅클랜드가 이끄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어느 척도로 보면 역발상 투자자들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31%로 2009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이는 뉴욕증시 S&P500지수의 연초 대비 상승률(약 11%)의 3배에 가깝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년 같으면 이런 전략은 먹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닷컴버블이 붕괴한 2000년과 금융위기 이후 약세장이 끝난 2009년 등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을 때 이런 역발상 투자가 효과를 발휘한다고 최근 전했다.

실제로 올해는 세계적인 대형 이벤트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치러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다수로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11월 8일 치러진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아웃사이더였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공화당)가 정치 엘리트인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을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는 모두 사전조사나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결과였다.

WSJ는 역발상 투자를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상품(원자재) 가격이 회복한 것이다. 씨티그룹의 분석은 역발상 투자자가 전년의 퍼포먼스 하위 10개 종목을 사고, 상위 10개 종목을 공매도한 것을 전제로 했다. 각 종목은 ‘MSCI 올 컨트리 월드 지수(ACWI)’를 구성하는 상위 250개 종목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선정됐다. 매수 대상이 된 종목 대부분은 원자재와 관련한 수익률이 29%에 달했다. 예를 들어 BHP빌리턴은 2015년에 35% 하락했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46% 상승했다. 로열더치셸은 작년에 31% 하락했지만 올해는 45% 상승했다. 매도 대상은 대체로 IT 관련 종목이었다.

WSJ는 주식시장 이외에도 퍼포먼스 하위 종목을 사고, 상위 종목을 매도하는 역발상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원유 가격은 작년에 31% 하락했으나 올해는 40% 남짓 상승했다. 금값은 지난해 10% 하락했고, 올해는 9% 상승했으나 미국 대선 이후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역발상 전략으로 매수한 5개 자산 클래스는 전체에서 13% 상승했다.

그렇다면 올해 역발상 전략으로 최후 승자가 된 투자자는 내년엔 어디에 베팅해야 할까. 씨티그룹은 매수 대상 주식 10종목 중 8종목은 올해 매도된 제약주임에 주목했다. 이스라엘 테바파머슈티컬인더스트리, 아일랜드의 앨러간, 덴마크 노보노르디스크는 모두 올해 주가가 30% 가량 하락했다.

역발상 전략대로라면 올해 매수 추천을 받았던 소재와 에너지 종목은 내년에는 매도 종목이 된다.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와 BHP빌리턴, 리오틴토는 모두 매도 종목 리스트에 들어있다. 또한 역발상 투자자는 미국 채권에 대해 낙관하고 있으며, 원유과 개발도상국, 신흥국 주식에 대해서는 철저히 소극적이다. 다만 WSJ는 역발상 전략이 올해 성공했다고 해서 내년에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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