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탁블로그] 국민연금, 불신 해소하려면 ‘이것’부터

입력 2016-11-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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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원칙을 담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아직까지도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쉽게 설명하면 투자자들의 돈을 굴리는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의 엔론 회계부정 사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국, 일본, 캐나다 등 10여 개 나라가 채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도입하려고 했지만, 재계의 반발로 시행 시기를 미뤄 올해 말 시행 예정이다.

이 제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국내 기업문화와 자본시장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첫 걸음’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과거 기관투자자는 자신들이 투자한 상장사의 주주총회 등에서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안건이 있더라도 기업에 민감한 이슈인 경우 좀처럼 반대의견을 내지 않았다. 제도 자체가 없었던 데다 기관투자자들 스스로도 큰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신에게 돈을 맡긴 고객의 입장에서 기업에 제동을 걸어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만 갖고는 성공적인 정착을 담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국민연금 역할론’을 주문한다.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정착시킨 일본의 경우에도 일본 공적연금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함으로써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증시가 지난 몇 년간 활기를 띤 배경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꼽는 이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을 차일피일 미루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에게 생소하던 스튜어드십 코드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데는 국민연금의 공(?)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지난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대해 절차를 무시한 찬성표를 던졌던 일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하고 있었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안건에 대한 대응과 결정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민연금은 이미 많은 것을 잃었다. 다만 국민연금이 자신들을 향한 국민적 불신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이 그 첫 걸음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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