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6년만에 ‘그랜저’ 美 철수 확정… ‘제네시스’ 고객층 겹쳐

입력 2016-11-28 10:57 수정 2016-11-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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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그랜저’ 미국 수출을 중단한다. 2000년 ‘그랜저XG’로 처음 미국 문을 두드린 지 16년 만이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그랜저IG’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제네시스 브랜드 중형 럭셔리 세단 ‘G70’과 고객층이 겹칠 것을 우려한 결정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이달 22일 그랜저IG 공식 출시행사에서도 내수 판매 목표만 공개했을 뿐, 해외 판매 목표를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은 기존 그랜저의 저조한 미국 판매 실적도 한 요인이다. 올해 1~10월 미국에서 4134대가 팔린 그랜저는 월 판매가 400대에 불과하다. 반면, ‘제네시스 G80’과 ‘쏘나타’의 같은 기간 판매량 2만1635대, 17만243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급 중ㆍ대형차의 대명사지만, 미국에서는 쏘나타와 제네시스 사이에서 확실한 마케팅 포인트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독자 브랜드를 강화하는 제네시스가 내년 하반기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그랜저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는 그랜저는 2000년 9월 국내 대형 세단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상륙했다. 당시 국산 대형 세단을 사상 처음으로 자동차 왕국인 미국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랜저는 바로 다음 해인 2001년에 1만7884대가 팔리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2006년에는 연간 최대 실적인 2만6833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 중ㆍ대형차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겪으며 2011년에는 1524대로 사상 최저의 실적을 거뒀다. 특정 모델의 판매 대수가 적정 규모를 유지하지 않으면 판매로 얻는 수익보다 마케팅 등 관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때문에 현대차는 2011년 유럽형 전략 모델인 ‘i40’을 내놓으면서 유럽에서 쏘나타를 철수한 전례가 있다.

그랜저 철수에 따라, 회사 측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앞세워 대중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제네시스는 고급차 시장만을 공략하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를 미국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 없다”면서 “중동을 비롯해 그랜저가 인기 있는 지역에는 수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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