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최순실·정유라의 학사농단, 교육청ㆍ학교도 공범”

입력 2016-11-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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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22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출신 학교인 청담고에 대한 두번째 행정감사를 실시했다. 정씨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학교 측은 끝까지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청담고 교사 등 모두 10여명의 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비정상적으로 관리된 정유라의 출결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 학교 전·현직 교사 11명은 “특혜가 아닌 실수다. (학교는) 학생의 입장을 고려해 협조적으로 처리한 것뿐이다”고 시종일관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교육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책임질 줄 모르는 학교의 모습이 너무도 부끄럽다. 최순실·정유라뿐 아니라 이번 ‘학사농단’에 대해 학교와 교육청 또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는 공범”이라고 질타했다.

시의원들은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고, 출석한 날도 오전 수업만 마치고 조퇴를 했던 정 씨가 수행평가에 만점을 받거나 교과우수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로비나 외압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정 씨의 2학년 담임인 황모 교사에게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정 씨에게 2학년 1학기 국어 기말고사 수행평가 태도점수에 만점을 준 이유가 뭐냐”고 묻자, 황 교사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늘 예의바르게 인사를 잘했다. 둘째, 자작시 쓰기 과제를 내줬는데 시를 아주 잘 썼다. 셋째, 학교 밖에서 하는 훈련도 학교 안의 공부와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정 씨의 수업 태도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체육부장이었던 이모 교사는 “(정 씨는) 체육 시간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혼자 교실에 남아 엎드려 잠을 잤다”고 얘기했다. 이 교사가 같은 반 학생에게 정 씨를 데려오라고 시키면 정 씨는 “깨우지 마라. 나는 잘 거다”라며 교사의 지시를 불이행했고, 수업 후 교사가 정 씨를 교무실로 불러도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태도 점수 ‘-5점’, 교사 지시를 따르지 않아 ‘-5점’을 하겠다”고 했지만, 교육청 감사 결과 수행평가에서 정 씨에게 만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사는 “다음날 학생이 찾아와 ‘체대에 가는 게 인생 목표’라고 말했고, 따로 실기시험을 봐 제대로 수행해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출결 처리에 대해서는 1~3학년 담임 교사들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문형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 씨가 1학년 때 질병 결석 사유서로 같은 진단서를 두 번 사용한 사실을 지적했다.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은 뒤, 해당 진단서로 한번 질병 결석 처리를 하고, 얼마 뒤 4일간 결석한 다음 똑같은 진단서를 재차 제출했으나 학교 측에서 이를 결석 사유로 인정해 출석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담임이었던 김모 교사는 “몰랐던 일”이라며 “(특혜를 주려는) 의도는 없고 단지 실수였다”고 얘기했다.

이정훈 의원은 정 씨가 무단으로 해외에 출국했던 시기에 고2 담임인 황 교사가 정 씨의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예방교육 참여’ 또는 ‘스마트혁명에 대한 영상을 보고 IT 업계의 변화 및 관련 직업 세계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짐’이라고 기재한 이유를 물었다. 황 교사는 “실수로 적었고 최종적으로 뺐어야 하는 내용인데 놓친 것”이라며 “체육특기자 담임을 처음 맡아 시합 일정이며 결석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교사들의 답변을 듣던 시의원들은 “이 모든 사실이 특혜가 아니라고 변명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기가 막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경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촛불시위 현장에 ‘이게 나라냐’ ‘이게 교육이냐’는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달라”며 “교육정의가 무너지면 기회의 평등이 무너지고, 결국 민주공화국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 교육정의와 평등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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