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식품과 홈쇼핑의 ‘상생유통’

입력 2016-11-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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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세계 최초의 TV홈쇼핑은 1982년 미국 플로리다 지역방송에서 시작됐다. 무점포 판매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TV홈쇼핑이 전파됐다. 우리나라는 1995년 8월 1일 TV홈쇼핑을 시작했다. 출범 첫해 매출액 34억 원을 기록한 홈쇼핑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출범 20년 만인 지난해에는 판매액 15조8000억 원에 이르렀다.

농식품 분야의 홈쇼핑 진출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1년 농수산TV(현 NS홈쇼핑)가 출범했고, 지난해에는 농수산식품 전문 홈쇼핑인 공영홈쇼핑이 개국했다. 최근 농식품 유통환경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상(商)’과 ‘물(物)’이 분리되어 직접 상품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결재가 이루어지는 원격 거래가 증가한다. 방송이나 온라인, 모바일 공간에서 자금 거래가 이뤄지고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발송한다.

그러나 농식품은 공산품과 달리 품질, 신선도, 유통기한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많다. 홈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방송을 통해 실제 상품을 자세히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직접 조리하고 맛보는 모습까지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높인다는 것이다.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는 좋은 농식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 중간 유통과정을 최소화해 유통비용도 크게 줄어든다. 홈쇼핑을 통해 농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공영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농축산물 매출액이 509억 원이며, 증가율은 월 평균 20%에 달했다.

홈쇼핑이 유망 신유통 경로임에도 불구하고 영세 농업인들이 홈쇼핑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홈쇼핑 회사의 상품 기준에 맞추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산지 농산물은 단가 대비 부피와 중량이 커서 구성원 3~4인의 일반 가정, 특히 최근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다. 홈쇼핑 회사에서는 판매 효율을 위해 일반적으로 택배비 포함 3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상품을 구성한다. 가령 토마토를 해당 가격으로 구성한다면 중량이 15kg을 훌쩍 넘어버려 일반 가정에서 한 번에 구매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다.

꾸러미 형태의 다품종 소량 상품을 구성하거나 소포장 나눔배송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또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 기호에 맞춰 신선 농산물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가공식품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저장과 배송이 용이한 상품 구성과 포장 형태를 농업인과 연구기관 등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홈쇼핑 회사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선호하고 구매하는지는 홈쇼핑사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최신 소비경향과 판매전략을 농업인들과 적극 공유한다면 농식품은 홈쇼핑 매출 신장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까지 지자체, 공영홈쇼핑과 협업해 농식품의 홈쇼핑 입점을 위한 권역별 순회설명회를 실시한다. 홈쇼핑이라는 유통경로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농업인들에게 상품기획과 포장, 배송 등 홈쇼핑 상품관리 전반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우수한 상품인데도 홈쇼핑 입점 기회를 잡지 못했던 농업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TV로, 컴퓨터로, 전화기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유통경로는 점점 다양해지고 변화의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새로운 유통경로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산지 농업인들에게도 필수과제가 되었다. 우수한 우리 농식품이 홈쇼핑에 보다 많이 입점되어 새로운 상생유통 모델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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