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우리은행 민영화…‘30% 지분’ 매각 본입찰 오늘 마감

입력 2016-11-1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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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주주 매각방식 본입찰 11일 오후 5시 마감

‘4전5기’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위한 ‘30% 지분’ 매각 본입찰이 11일 오후 5시 마감된다. 이날 본입찰 마감 뒤 금융위원회가 발표할 응찰자가 얼마나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네 차례나 무산된 우리은행 민영화는 지난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0년 10월 처음으로 추진됐다. 연이어 2011년과 2012년 계속해서 매각공고가 났으며 2014년에도 추진됐으나 매번 실패했다.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많았으나 입찰 유효경쟁이 번번이 무산됐다.

금융위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예금보험공사, 우리은행은 “그동안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아도 내심 성공을 조심스레 점치는 분위기다.

◇MB때 세 번이나 추진…現정부도 두 번째 도전 = 금융위 산하 공자위는 지난 2010년 7월 우리금융 민영화를 의결하면서 공식 매각작업을 개시했다. 당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방은행과 우리금융을 분리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은행과 지주사 간 시너지효과가 낮아 분리매각을 해야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초반에는 많은 금융회사들이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2010년 11월 입찰참가의향서를 접수한 결과 총 11개가 신청을 했을 정도다. 그러나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우리금융 독자민영화 컨소시엄이 막상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민영화작업이 중단됐다. 우리금융 지분 절반인 28.5% 이상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2명 이상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1년 뒤인 2011년 5월 전임 진동수 위원장 후임으로 금융위원장에 오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의 2차 민영화를 추진한다. 이때는 우리금융을 자회사와 통틀어 일괄매각하고 최저입찰 규모도 1차 때의 ‘4% 지분인수 또는 합병’에서 ‘30% 이상 지분인수 또는 합병’으로 변경했다. 첫 시도에서 재무적 투자만 하려는 소수지분 입찰자가 많아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2차 민영화 작업은 초반부터 정권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알려진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이 우리금융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까닭에서다. 결국 김석동 위원장은 KDB금융을 민영화 과정에서 배제했다.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할 때 최소 지분 95%를 보유해야 한다는 금융지주사법도 문제가 됐다. 금융위는 법 개정을 통해 최소 지분율을 50%로 낮추자고 국회에 건의했으나, 국회는 금융지주사 인수를 통한 ‘메가 뱅크’ 탄생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면서 없던 일이 됐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가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금융 매각을 강행했다. 국내 사모펀드인 티스톤파트너스와 보고펀드 등이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2011년 8월 시행된 우리금융 예비입찰에 MBK파트너스만 인수의향서를 냈다. 또다시 우리금융 2차 민영화도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실패로 돌아갔다.

이명박 정권이 끝나갈 때라는 부담에도 김석동 위원장은 임기 말인 2012년 4월 우리금융 3차 민영화를 다시 추진한다. 금융위는 2차 민영화의 실패요인으로 꼽힌 금융지주사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우리금융이 다른 회사에 합병되는 방식을 결정했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던 KB금융그룹을 인수후보로 염두에 둔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은 2012년 7월2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우리금융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이번에도 ‘메가 뱅크’에 대한 비판여론이 우리금융 민영화의 발목을 잡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당시 12년 만에 총파업을 벌이면서 우리금융 매각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게다가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현 대통령도 확고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KB금융의 불참으로 우리은행 3차 민영화도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은행 명동 본점 전경.(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 명동 본점 전경.(사진제공=우리은행)
◇2014년 신제윤→2016년 임종룡…이번엔 유효경쟁 성립할까 = 2014년 우리금융 4차 민영화 역시 실패했는데 이때에도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예비입찰에 중국 자본인 안방(安邦)보험 한 곳만 참여해 유효경쟁 미달로 무산됐다.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중 경영권 지분 30%가 고스란히 남으면서 네 번째 시도도 실패로 끝났다.

매각 초기만 해도 안방보험 외에 교보생명 입찰 가능성이 대두됐으나 입찰 마감 며칠 전부터 교보생명은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도 결정을 미루는 등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지분의 33.78%를 소유한 개인 대주주다 보니 적격성 문제가 부각되고, 3조원에 이르는 인수 대금 부담 등으로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인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시도되는 우리은행 민영화가 성공할 경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명을 준비하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마지막 치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적정가격을 주당 1만3000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는 예보가 보유한 지분 48.09%(콜옵션 지분 2.97% 제외)를 쪼개 파는 분리매각 방식이어서 관건은 그동안의 유효경쟁 성립이 아닌 응찰자들이 써낸 인수희망가격과 매입희망지분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4년 4차 민영화 때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싱가포르투자청 컨소시엄이 불과 주당 50원 차이로 탈락했다”며 “매각 예정가격 하한선을 밑돌면 자동 탈락이므로 마감 시간 직전에 공자위가 공개할 ‘커트라인’이 5차 민영화 작업의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영화 성패 여부에 따라 현재 마련 중인 우리은행의 내년도 경영전략도 수정될 전망이다. 실패할 경우 예보와의 경영이행약정(MOU)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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