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시진핑 핵심(習核) 등장의 관전 포인트

입력 2016-11-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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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가 지난달 말에 열렸다. 이 회의는 개최 이전부터 세간의 주목을 크게 끌었다. 18기 6중전회는 사실상 내년 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18기 중앙위원회의 마지막 전체회의라 할 수 있다. 시진핑 체제 1기를 마무리하고 2기 체제를 준비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회의였다. 따라서 회의 결과에 따라 2기 시진핑 지도부의 인적 구성, 특히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의 면면을 예측해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진핑 체제의 안정성과 주요 경제, 외교, 사회정책 방향까지도 추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덩샤오핑 집권 이후 유지되어온 중국 지도부의 권력 승계 패턴이 향후 지속할지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기존의 권력 승계 패턴이 유지된다면 2022년 개최되는 20차 당 대회 이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어 갈 6세대 리더십의 윤곽까지도 사전에 점쳐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즉 권력 교체가 기존 관례대로 진행된다면 19차 당 대회에서는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의 대폭적인 개편이 진행될 것이며 그 결과에 따라 시진핑 체제 2기 지도부 구성은 물론이고 심지어 차기 총서기 후보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서는 새로운 단서나 정보가 기대만큼 많이 노출되지는 않았다. 그만큼 공산당 지도부 교체에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진핑 2기 체제가 보다 강화된 권력 기반을 갖추고 출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시진핑 총서기가 이번 6중전회에서 집권 이후 처음으로 ‘당 중앙의 핵심’이라는 공식 호칭을 얻었다. 전임 후진타오 총서기에게는 부여되지 않았던 특별한 호칭으로 시진핑 권력이 한층 강화되었음을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이례적으로 시진핑 총서기가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6인과 함께 단상에 올라 취임 일성을 하여 향후 중국 공산당에서 집단지도체제라는 큰 흐름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을 불러왔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결과다.

시진핑 총서기의 권력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화되어 심지어 중국 공산당이 그간 유지해왔던 집단지도 체제가 시진핑 ‘원톱 체제’로 변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논의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중국 권력 지형, 승계와 관련해 매우 중대한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며 향후 시진핑 권력 강화 시도가 오히려 중국 내부 권력 정치에 새로운 불안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권력 지형의 변화는 나름의 독특한 패턴을 지니고 있다. 권력 교체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높은 특징도 있다. 이는 이미 1980년대 덩샤오핑 집권 시기부터 추진해온 나름의 중국식 권력정치 제도화 노력의 결과다. 덩샤오핑은 지도부의 세대교체에 역점을 두었다. 종신제 폐지를 위해 퇴직제도와 지도자 임기제, 그리고 내부적인 연령 규정을 만들어 안정적인 권력 승계 체제를 만들고자 했다. 국가직 간부에 대하여는 임기제와 직무연한은 규정되어 있지만 명시적인 연령 규정은 없다. 그렇지만 2002년 16차 당 대회 이후에는 68세 이상은 직무연한과 관계없이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7상8하(七上八下)’라는 퇴임 연령에 대한 암묵적 합의도 자리 잡아 왔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젊은 후계 세대의 양성을 통한 안정적이고 원활한 세대 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해왔다.

그리고 집단지도 체제 역시 최고지도자의 승계와 관련된 중요한 제도적 장치로 정착되어왔다. 집단지도 체제는 1982년 당정 개정을 통해 총서기를 당의 최고지도자가 아니라 동등한 권위를 갖는 정치국 상무위원의 대표자로 만듦으로써 제도적 기초가 형성되었다. 그 결과 중국은 총서기가 최고지도자의 위치를 갖되 나머지 8인 또는 6인의 상무위원이 각 영역별 역할 분담을 통해 국정 운영의 일익을 담당하는 집단지도 체제의 구조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중국식 권력정치와 승계의 제도화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집권 시기를 거치면서 자리 잡아왔다. 특히 차세대 지도자 후보가 최소한 권력 승계 5년 전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되어 기존 지도부와 함께 집단지도 체제를 구성하면서 국정 경험을 쌓게 하는 독특한 관행이 있었다. 예컨대 후진타오는 장쩌민 집권시기인 1992년 14차 당 대회에서 일찌감치 정치국 상무위원에 발탁되어 2002년 총서기로 등극하기까지 무려 10년간 지도자 수업을 했다. 시진핑 역시 리커창과 함께 2007년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후진타오 체제하에서 5년간 집단지도 체제를 사전에 경험하였다. 이러한 특유의 관행들이 중국 권력 교체의 안정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주요 배경이 되어왔다.

그렇게 때문에 시진핑 총서기를 ‘당중앙의 핵심’으로 확정한 18기 6중전회의 결과는 기존 제도화 패턴의 변화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인가 하는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우선 이번 회의에서는 시진핑 총서기의 권력 강화 시도가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의 집단지도 체제가 시진핑 원톱 체제로 변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7상8하라는 퇴임 연령 관행도 파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즉 이 관행에 따를 경우 현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한 5명은 모두 내년 19차 당 대회에서 퇴임해야 한다. 그중에서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현재 시진핑의 최측근으로 부패 척결을 주도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다. 시진핑 총서기의 권력 강화는 사실상 취임 초기부터 일관되게 강력히 추진해왔던 부패 척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연령 제한의 묵계를 파기하고 왕치산 서기의 연임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서 시 주석은 ‘핵심’ 지위 부여와 함께 엄격한 당 중심의 관리, ‘종엄치당(從嚴治黨)’도 역설했다. 공산당 지도부 내의 합의와 단결이 여전히 체제 안정의 관건임을 인지하고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시 주석은 부패 척결 차원에서 낙마시킨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을 비롯해 고위 간부들을 ‘정치적 야심과 권력욕에 눈이 어두운’ 인물들로 규정해 사실상 내부 권력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하였다. 이는 시진핑의 권력 강화를 위해 반부패 운동은 지속할 것임을 강조한 것인 동시에 다른 한편 사실상 당내 권력 투쟁이 일단락되어 시진핑 권력이 안착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은 ‘핵심’의 지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기존 제도화의 큰 흐름에 역주행하여 당내 갈등을 재현할 필요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즉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기존의 집단지도체제의 기본 틀은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할 이유와 필요성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다만 7상8하는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고 당 중앙 전체의 합의하에 만들어진 일종의 ‘묵계’이기 때문에 당내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전제하에 변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시진핑이 이를 빌미로 2022년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도모할 수도 있다고까지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연임 제한은 중공중앙(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만큼 이를 파기하는 것은 오히려 당내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의 제도화 과정을 통해 확보한 공산당 체제의 정당성과 안정성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요컨대 덩샤오핑에 의해 시작된 공산당 권력정치의 중국식 제도화는 나름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그리고 효율성을 지니고 있었다. 공산당이 일당 체제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소위 당내 법치화와 제도화 추세는 유지해 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진핑 총서기는 2기 체제에서 집단지도 체제 등 제도화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핵심’으로서의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기 위해 내년 이맘때까지 계속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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