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이재용 부회장의 첫 투구는 ‘선택과 집중’

입력 2016-11-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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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할 수 없는 사업은 정리한다’

등기이사 선임 후 처음 열린 이사회에서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은 버리는 결정부터 했다. 특별한 발언이나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조용한 행보였지만 그룹 경영에 던지는 메시지는 컸다. 이 부회장은 첫 이사회에서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사업 그룹재편 과정의 일환이었다.

이 부회장은 2일 오전 삼성 서초사옥에서 개최된 이사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처음 열리는 이사회로, 최근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이 부회장이 기존 이사진들과 상견례를 하고 향후 경영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오전 삼성 서초사옥에는 새벽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이 부회장의 등장을 기다렸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삼성전자가 위기에 빠진 시기에 등기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이 이날 이사회를 계기로 그룹 경영과 관련된 전략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이 몰린 삼성전자 사옥 입구에는 포토라인이 설치되면서 이 부회장이 등장할 거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 부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조용한 행보는 이건희 회장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이 회장은 1987년 12월 당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을 1990년대까지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이 부회장이 조용하고 진중한 행보로 사업 재편에 나서는 모습은 삼성이 지금껏 취해왔던 확장 패러다임의 확실한 변화를 의미한다. 이미 세계 일류기업이 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잘하는 사업에 역량을 쏟아붓는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로서 첫 행보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사업 개편의 일환이라는 점은 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2014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뒤 실질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그해 말 한화그룹과의 빅딜로 삼성테크윈ㆍ삼성종합화학ㆍ삼성토탈ㆍ삼성탈레스 등 화학ㆍ방위산업 계열사를 정리했고 2015년에는 롯데그룹에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을 넘기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냈다.

또한 이 부회장이 오너 경영자로서 이사회에 합류한 만큼 이사회의 실질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동시에 인적 구성의 변화도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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