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의 오늘 페북에서] ‘마담 프레지던트’ 힐러리와 박근혜

입력 2016-10-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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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보그 잡지, 1993.
▲힐러리 클린턴. 보그 잡지, 1993.

힐러리 클린턴이 이렇게 예뻤나 싶었다. 1993년 여성지 ‘보그’에 등장한 모습이다. 페친의 페친을 타고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으로 흘러들어온 사진을 보니 요염하기 그지없다. 바닥에 엎드린 채 오른쪽을 바라보는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화장발에 조명발, 사진발, 뽀샵발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름다웠다. 또랑또랑한 파란 눈동자에 반듯한 모양의 코, 주름을 지운 얼굴은 “그래 소싯적 힐러리는 참 예쁘긴 했지”싶었다.

원래 이 게시물을 올린 이는 독일 시사주간지 온라인 편집장인 볼프강 블라우(Wolfgang Blau. 내 페친의 페친). 블라우는 이 사진을 게재하며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두 단어. 마담 프레지던트‘ 라고 적었다. 여성적인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끄는 이 사진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잡지 ’보그‘가 최근 처음으로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는 점, 접전 양상이던 미국 대선후보 싸움에 막판 힐러리 우세로 돌아서며 블라우 같은 힐러리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힐러리이기에 희망을 거는 거다. ’마담‘이라서가 아니다.

우리도 ‘마담 프레지던트’에 희망을 걸었던 때가 있었다. 2013년 2월 우리나라에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다니, 감격스러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녀도 예뻤다. 평상시 보기 드문 치마 차림을 했을 때도 “저 나이에 어쩜, 참 곱네” 했고 해외순방에서 입은 형형색색 한복차림을 접하고는 한복이 잘 어울렸던 육영수 여사(물론 사진으로밖에 기억나지 않지만)가 저절로 떠올려지기도 했다. 그랬다. 고왔더랬다.

그러나 희망은 변했다. 희망이 절망으로, 그리고 다시 분노로 바뀌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절망을 넘어 분노의 단계에 이르렀다. 나는 왜 이렇게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나는 왜 이렇게 수치스러워해야 하는가. 그녀는 무슨 권리로 내게 이런 모욕감을 주는가.

‘그녀’는 말했다.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고 (박근혜 자서전. 2007). 단련하고 움직이는 그 사이 어디엔가 우리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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