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환율멀미] 롤러코스터 타듯 올랐다 내렸다… 환율 변동성 확대 관리비용 증가

입력 2016-10-17 11:00 수정 2016-10-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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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가격 경쟁력 높아졌지만… 글로벌 불황에 수출감소 환차익 상쇄

뜨거웠던 올여름, 산업계를 바짝 긴장시켰던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1130원을 넘어선 것이다. 80여 일 만이다. 원화 약세는 수출 기업들엔 호재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3분기 ‘원고 쇼크’에 환손실을 입었던 자동차, 조선, 운송, 철강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그런데 웬일인지 대기업 재무담당자 직원들 표정이 밝지 않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돈벌이’ 수단이 막히면서, 환차익을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쇼크와 서프라이즈를 오가는 환율 변동성 역시 부담이다.

◇원화 약세 = 수출 호재, 공식 깨졌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수출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확보돼 해외 시장 매출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달러 가치가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오르면, 현지 판매가격은 1달러로 똑같지만, 원화는 100원의 이익이 더 생기는 것이다. 2분기 환율 급락으로 속앓이를 했던 현대ㆍ기아차, 포스코 등엔 호재다.

문제는 수출 여건이다. 환율로 가격경쟁력을 키워도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 수익의 총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손 큰 고객’ 중국의 수출량 감소가 심상치 않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우리나라 수출 톱3(미국ㆍ베트남ㆍ중국) 국가의 수출 비중 변화’ 보고서를 보면 올해 중국의 수출 비중은 24.4%(787억 원)를 기록했다. 2013년 26.1%(1459억 달러)에서 2014년 25.4%(1453억 달러), 2015년 26%(1371억 달러)로 3년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원고 쇼크’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보다 중국의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전일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2.9%에서 2.8%로 내려 잡은 것에 더 신경쓰고 있다. 환율 움직임에 민감한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금융 손익은 1180억 원을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2014년(2810억 원)보다 1130억 원 줄었다. 기아차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평균실적 환율은 2014년 1053원에서 2015년에 1131원으로 78원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5730억 원에서 2조354억 원으로 8.5% 감소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실적 전망 적용 평균 환율 산정에 실패, 7000억 원에 달하는 환손실을 입었다. 올해 재무실을 재무본부 소속에서 가치경영센터로 옮긴 것도 이 같은 환율 위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기에 부담을 준다”며 “환율 변동위험에 대한 관리비용 증가는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지속ㆍ위안화 안정 기대= 수출업체 매출과 환율과의 상관 관계는 이전보다 크게 줄었지만, 원화 약세는 여전히 기업들에 유리한 경영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과연 원화 약세 기조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홍춘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환율시장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원화 약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 초 갑작스러운 절상으로 우리 기업들을 긴장시켰던 중국의 위안화는 이달 1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공식 편입돼 변동성이 줄 것으로 보인다. SDR는 1969년 IMF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의 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화폐다. IMF에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데 △미국 달러화 41.73% △유로화 30.93% △위안화 10.92% △엔화8.33% △파운드화 8.09%의 비중이 설정됐다. 중국 수출기업들의 위안화 변동성 위험을 줄여주는 것이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실물경기에 이어 한국과 중국의 금융 연계성이 확대될 경우 원화ㆍ위안화의 동조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위안화의 장기적인 약세는 원ㆍ달러 환율을 오르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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