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0월 6일 석주명-조선 나비를 정확하게 분류한 ‘나비박사’

입력 2016-10-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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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편집위원

석주명(1908.11.3~1950.10.6)은 ‘나비 박사’로 통한다. 일제 강점기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그는 나비에 이름(학명)을 붙이고 서식지(분포)를 알아내려 조선 산하를 미친 사람처럼 누볐다. 20여 년간 채집한 나비만 75만 마리에 이른다고 하니 그의 집념을 알 만하다.

석주명이 곤충학에 눈을 뜬 것은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고등농림학교 유학 시절이었다. 석주명은 그 학교에 있던 일본 곤충학계의 실력자 오카지마 긴지(岡島銀次) 선생의 지도로 곤충학에 빠져든다. 가고시마 농림학교 졸업 후에는 조선에 돌아아 모교인 송도중학교 생물 교사로 부임, 나비 연구에 몰두한다. 그는 밤낮 없이 나비를 채집해 일본 곤충도감과 비교하며 분류 작업을 했다.

그러던 중 그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한다. 일본학자들이 분류한 조선의 나비 종수가 자신이 분류한 것보다 훨씬 많았던 것이다. 연구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전국을 돌며 매일같이 나비를 채집해 표본이 방대한 석주명과 달리 일본학자들은 적은 표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몇몇 개체만으로 관찰하다 보니 조금만 형태가 달라도 새로운 변종으로 등록했던 것이다. 일부 분류학자들은 공명심에서 종명을 남발하기도 했다. 석주명은 더 많은 나비를 채집했고 통계적으로 분석해 동종이명(同種異名)을 지워나갔다.

10년의 연구 끝에 그는 1940년 ‘조선산 나비 총목록’을 통해 일본학자들이 엉터리 학명을 붙여 844종이라고 분류한 조선 나비를 248종으로 최종 정리한다, 조선산 나비의 새로운 분류학 시대를 연 것이다. 이 목록은 한국인의 저서로는 처음으로 영국왕립도서관에 소장된다.

‘나비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던 그는 국군이 서울을 수복한 직후, 집을 나섰다가 술 취한 군복 차림 청년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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