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수사관이 피의자에게 수치심 줬다면 인권침해"

입력 2016-09-0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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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익위원회는 검찰 수사관이 조사 도중 피의자로부터 범죄와 관련한 진술을 끌어내려는 설득의 과정에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는 표현을 썼다면 이는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최근 이모 씨가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이 자신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인격권이 침해됐다며 낸 진정을 받아들여 해당 검찰청에 피의자 인권보호를 위한 인권교육을 하도록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월 지방의 한 검찰청에서 사문서위조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권모 수사관에게 한 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았다.

당시 이씨는 최신 스마트폰을 싸게 사서 개통해준다는 명목으로 친구의 아내 윤모 씨로부터 운전면허증과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받아 놓고선 선불 휴대전화를 개통해 그 사용요금을 윤씨가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진정 요지에서 "질문이 너무 길어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수사관은 '너 국어 못하냐?', '너는 사람 말을 이해 못하냐?'라고 했다"며 “인격 모욕적 발언을 들어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사관 권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범죄사실을 확인하고자 한 물음에 이씨가 귀찮다는 듯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했고, 질문을 잘 못 알아들은 듯 되묻기를 반복해 '너 국어 못해?'라고 한 사실이 있다"며 발언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권씨는 "처음부터 반말을 한 것은 아니고 이씨가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해 이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반말을 한 것"이라며 "이씨가 기혼자임을 밝혀서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권씨가 수사관으로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할 책무가 있으나 동시에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적법 절차를 지켜야 할 의무를 진다"며 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밖에도 인권위는 권씨가 이씨의 양심에 호소해 진술과 피해 회복을 끌어내려는 선의가 바탕이 된 점 등을 고려해 검찰이 향후 조사시 지켜야 할 인권준칙 등을 교육하고, 이번 사례를 수사관들에게 전파하는 정도가 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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