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세상읽기] 국가대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입력 2016-09-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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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의 감동과 환희가 아직 머릿속에 오롯이 남아 있어. 지난 여름, 지구 반대편에서 우리를 대표해 뛰었던 선수들을 응원하느라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도 했지. 덕분에 잠 못 이루는 뜨거운 밤이 마냥 답답하지는 않았어.

그렇게 뜨거워진 가슴을 안고 막 일상으로 돌아왔더니, 난데없이 국가대표들의 일탈 소식이 쏟아졌어. 바로 전ㆍ현직 수영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수촌 여자 탈의실에 ‘몰카’(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들통이 난 거야. 우리나라를 대표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들이 추한 구설에 올랐다니 당황스러운 일이야.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잖아. 결과를 기대하던 우리는 그 끝에서 환희와 감동을, 때로는 아쉬움과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돼. 스포츠 스타들이 많은 팬을 거느리는 이유도 스포츠의 이런 극적인 감동 때문이야.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일탈은 더 큰 충격일 수밖에 없어. 그들은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야 할 선수촌에서 몰카 촬영과 같은 추악한 짓을 저지르고 있었던 거야. 경기 결과나 기록을 떠나 대중의 분노가 SNS에 쏟아진 것은 당연해.

“국가대표를 뽑을 때 자질과 도덕성도 따져야 한다.”(트위터 아이디 Ggm***) “실명을 공개해서 창피를 줘야 해, 그래야 따라쟁이들이 안 나오지.”(트위터 아이디 tnlav***) “몰카 설치할 마음을 먹으니 좋은 기록이 나오겠나?” (트위터 아이디 tera12***)

따져보면 운동선수들의 구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야. 진천선수촌 몰카 사건이 터지자마자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수영선수 코치 한 명도 난동을 부렸더군. 차량 2대를 잇달아 훔치고, 길을 막고 난동을 부리다 입건됐지.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와 코치 수십 명은 상습적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입건되기도 했어.

그런데 말이야. 스포츠 스타들의 잇따른 일탈은 기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라는 의견이 많아. 국가를 대표하는 이들에게 인성교육이나 정규 학습보다는 경기 성적을 중요시한 체육계 특유의 문화 때문이라는 거지. 합숙생활을 하다 보니 일종의 ‘집단문화’에 갇혀 있고, 보편적인 사회 규범을 제대로 배우고 익힐 기회가 없었다는 거야. 또 상대적으로 일탈에 대해 너그러운 체육계 특유의 문화도 이들의 잘못을 부추겼다는 거야.

이제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강당에 선수들 모아두고 인성강의 몇 시간으로 때울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국가대표라면, 적어도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면 이래서는 안 돼. 이제부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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