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증시 거래시간 연장인가

입력 2016-08-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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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자본시장1부 기자

“거래시간이 30분 늘어나면 거래량도 그만큼 늘어날 거란 단순한 계산은 대체 누가 했을까요?”

한 증권사 관계자의 물음이다. 빗나간 정책에 대한 푸념을 넘어 진심으로 궁금한 표정이었다.

우리 주식시장의 매매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찾아온 큰 변화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조치로 증시 유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동성이 3~8% 증가하면서 거래대금은 2600억 원에서 최대 68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거래시간이 늘어난 후 하루 평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거래대금은 4조9700억 원 수준으로 5조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5조1280억 원 대비 3% 이상 줄어든 것이다. 개인 거래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의 감소폭은 더욱 크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050선 고지를 넘으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과 없는 정책에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피로도만 쌓이고 있다. 일선 영업점의 업무 강도가 높아졌고, 30분을 빼앗긴 PB(프라이빗 뱅커)들의 일정은 빡빡해졌다.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났다면 이를 상쇄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힘만 빠지는 상황이다.

거래소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상대적으로 거래가 저조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휴가철이 지나면 연장 효과가 점차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거래시간 연장을 결정할 때의 패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자기 위안만 남은 꼴이다.

최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선진국 증시의 거래시간이 7~8시간에 달한다는 점을 예로 들며 우리 거래시간도 1시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거래시간과 거래대금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결론짓고 있다. 증시 활성화를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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