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출생아 2만명 늘리기 ‘긴급처방’…실효 거둘까

입력 2016-08-25 11:02 수정 2016-08-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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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시술비 지원 확대 등 최대 650억 투입…“가시적 성과 위주 대책 편성” 지적

정부가 25일 마련한 저출산 보완대책은 ‘국가적 재앙’이란 말이 나올 만큼 심각한 출산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하게 내놓은 대책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며 절박한 어조의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이번 대책으로 출산율이 올라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난임시술 지원 확대와 남성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인상, 다자녀 가구 주택특별공급 확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해서 내년 출생아 수가 2만 명 이상 늘어나고 합계출산율을 현재의 1.24명 수준에서 2020년 1.5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다. 난임시술비 지원 제도 전면 확대 등은 저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아닐뿐더러 시행하기 편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직접 드러나는 대책 위주로 편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동욱 인구정책실장은 “난임시술 지원을 통해 소득 기준 초과자 1만 명과 경제적 부담 등으로 시술을 중단한 2만1000명 등 총 3만1000명이 추가 시술을 받으면 최소 7000명에서 최대 1만1000명의 추가 출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원조달 방안도 구체적이지 않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에 610억~650억 원이 투입된다고 밝혔지만 어느 예산을 떼어내 어디에 투입할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발표에서 두드러진 것은 정부가 난임 시술비 지원을 소득이 높은 계층으로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새로 지원 대상에 포함된 150% 이상 상위 소득자들이 정부가 비용 지원을 해주지 않아 난임 시술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곧바로 출산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빠의달’(남성육아휴직수당) 휴직급여 상한액을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은 남성의 육아휴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여성조차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제도가 실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육아휴직을 거부할 때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을,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지만 노동자가 불이익을 무릅쓰고 신고하지 않는 이상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2011년 이후 첫 아이를 출산한 15~49세 직장인 여성 788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1.4%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정부는 결혼출산 관련 지원 대책을 전수 조사해 3자녀에서 2자녀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계획이지만 당장은 3자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대책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최우선 입소, 국민임대주택의 넓은 평수(50㎡) 입주 시 우선 배정한다는 대책도 3자녀 이상으로 제한해 2자녀 가구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야기할 우려도 나온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이번 대책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지 의문”이라며 “지금까지 몇 백 조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효과가 없는 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 변죽만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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