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는 ‘베트남 열풍’…ETF·폐쇄형 펀드 ‘뭐가 좋지?’

입력 2016-08-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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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베트남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10여년 전 ‘베트남 붐’이 일었을 때도 우후죽순 상품이 생겼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손실을 내고 사라졌다. 운용사들은 새로 상품을 출시하면서 10년 전과 달라진 베트남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제각기 다르다. 전문가들은 공·사모, 개방, 해지 여부 등을 따져 스타일에 맞는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베트남 증시 호황 때마다 펀드도 ‘반짝’ 등장…목돈 투자는 ‘주의’ = 23일 한국펀드평가 집계에 따르면 베트남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대표펀드 기준) 28개 중 13개가 올해 설정된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베트남그로스, 연금베트남, KINDEX베트남VN30증권 ETF 등 다양한 형태의 베트남 투자 상품을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5월 헤지형과 언헤지형태로 베트남 주식에 투자하는 ‘미레에셋베트남’ 상품을 출시하고 운용 중이다. 삼성자산운용은 6월 초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을 설정해 아시아 주요 국가와 베트남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외에도 과거부터 꾸준히 베트남 펀드를 운용해 왔던 동양자산운용이 새 펀드를 출시했고 유리자산운용도 베트남 시장에 발을 들였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전일 간담회를 열고 10년 폐쇄형 펀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후죽순 베트남 펀드가 생기는 것은 현재 시장이 낙관적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도 두어 차례 ‘베트남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 물려 있는 펀드도 있는 만큼 자산 분산용으로 고려하는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운용 중인 베트남 펀드 중 6개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설정돼 10년 가까이 운용 중인 펀드다. 이들 중 일부는 만기 시점에서 손실이 커 한차례 만기가 연기되기도 했다. 베트남 증시가 20% 이상 급등했던 2013년에도 여러 운용사에서 펀드를 내놓았다.

해당 관계자는 “과거에는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한정적이어서 각기 다른 운용사의 펀드여도 포트폴리오가 거의 비슷했다”며 “이제는 베트남 증시도 어느 정도 성장했기 때문에 최근 나온 펀드들은 투자 전략에 따라 성과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펀드, 베트남 모든 종목에 투자 가능? = 우선 베트남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외국인 주식 매수 한도’에 따른 불이익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베트남 증시에는 이미 상당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상태다. 국내 운용사가 직접 투자하는 경우 웬만한 종목은 지분 취득이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정부가 상장회사의 외국인 지분 한도를 100%로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면서 앞으로 투자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는 증시 부양을 위해 정부 규제 산업을 영위하지 않는 상장사가 주주총회 결의와 국가증권위원회(SSC)가 승인을 거치면 외국인의 100% 지분보유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베트남 시가총액 1위인 비나밀크(VNM)의 외국인 지분 한도가 100%로 늘어났다”며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 참여가 더 쉬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방형·폐쇄형 베트남엔 뭐가 유리할까? = 베트남 증시 수준이 어느 정도 안정돼 자금 유출입에 어려움이 없다고 본 운용사들은 개방형 상품을 주로 내놓았다. 반면 아직 베트남 증시의 유동성이 불안정하다고 본 운용사는 장기 폐쇄형을 택해 운용의 안정성을 기했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 팀장은 “과거 베트남 증시의 환금성이 좋지 않을 때는 폐쇄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더 이로웠지만, 이제는 ETF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환매할 수 있다”며 “변동성이 큰 신흥국 증시인 만큼 발 빠른 대응을 원하는 투자자는 개방형 펀드 또는 ETF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면 10년 폐쇄형 전략 펀드를 출시한 메리츠자산운용은 아직 베트남 시장의 비효율성을 높게 봤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들쑥날쑥한 자금 유출입 없이 안정적으로 장기 투자 목적을 달성하려면 폐쇄형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확보된 자금으로 상장주식뿐 아니라 기업공개(IPO)에도 참여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투자에 주력하는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운용사가 베트남 현지에서 얼마나 오랜 기간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사무소를 운영해 왔는지도 따져봐야 할 변수”라며 “10년 이상 장기간 현지에서 학습한 곳이 아무래도 급변하는 신흥국 증시에서 잘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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