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클래스스토리] ‘더 글렌리벳’왕이 가장 사랑한 위스키… 싱글몰트의 기준이 되다

입력 2016-07-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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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미스, 1824년 글렌리벳 지역서 최초 증류 면허 취득모방 잇따르자 정관사 ‘The’ 붙여…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나는 이제 글렌리벳 지역의 위스키만을 마시고 싶다.” 조지4세의 이 한마디로 밀주가 성행하던 19세기에 ‘글렌리벳’의 이름은 오히려 빛을 얻었다.

위스키의 천국 스코틀랜드에서도 위스키가 불법이던 시절이 있었다. 19세기 초 스코틀랜드는 위스키 제조를 왕실 권위의 걸림돌로 간주해 글렌(계곡)에서의 어떠한 증류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금주법하에서 잉글랜드의 왕 조지4세가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글렌리벳을 맛보고 싶다”고 요청한 일화가 있다.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조지4세가 글렌리벳을 요청한 것은 스코틀랜드가 싱글몰트 위스키의 천국이며, 그 중에서도 글렌리벳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렌리벳의 부드러운 맛과 풍성한 향은 조지4세를 흡족하게 했고, 그는 “나는 이제 글렌리벳 지역의 위스키만을 마시고 싶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후 왕이 가장 사랑하는 위스키가 글렌리벳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싱글몰트 위스키 한 잔이 19세기 초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의 외교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고품질의 대명사 된 글렌리벳… 정관사 ‘The’ 붙여 = 1800년대 초 스코틀랜드에서 불법 증류가 성행하던 시절, 뛰어난 통찰력과 장인정신으로 최고의 위스키를 꿈꾸던 글렌리벳의 설립자 조지 스미스(George Smith)는 1824년에 글렌리벳 지역에서 최초의 합법적 증류 면허를 취득했다. 글렌리벳은 곧 고품질의 대명사가 되었고 스페이사이드 지역 증류소들은 글렌리벳의 맛에 감탄해 스타일을 모방함으로써 명성을 얻고자 시도했다.

심지어 글렌리벳 지역과 무관한 수많은 증류업자들도 ‘GLEN MORAY-GLENLIVET’, ‘MACALLAN-GLENLIVET’과 같이 브랜드 이름에 글렌리벳을 추가함으로써 그 명성을 도용하려 했다. 1884년 법원으로부터, 글렌리벳을 모방하고자 했던 타 증류업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이름 앞에 ‘유일’, ‘단 하나’의 의미로 정관사 ‘The’를 붙일 수 있는 상표등록인증을 받게 되어 유일하게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으로 불리는 영광을 얻게 됐다.

합법적 면허를 취득한 뒤 글렌리벳에 대한 경쟁 증류소의 견제와 압박은 더 강해졌지만, 글렌리벳의 유일무이한 맛과 향으로 수요는 더 늘어갔다. 한편 세금 조사를 위해 글렌리벳 증류소에 한동안 거주했던 세관원이 글렌리벳을 몰래 숨겨놓고 마셨거나, 선원들이 운반 도중 풍부한 향기에 반해 술통에 구멍을 내고 몰래 마신 이야기, 콧대 높기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가 영화 촬영지에 글렌리벳을 공수해 마셨던 일,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자신에게 처음으로 글렌리벳을 선물한 이에게 극찬의 편지를 보냈던 일 등 글렌리벳의 명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싱글몰트의 효시로 위스키 시장 성장의 주역 = 글렌리벳은 ‘위스키의 젖줄’로 알려진 스페이강이 가로지르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북동 지역 스페이사이드에서 생산된다. 이곳은 해발 900피트 이상으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연중 내내 일정한 기온을 유지함으로써 위스키 숙성에 천혜의 자연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글렌리벳은 스페이사이드에 위치한 지역 내 최초의 합법적 증류소로 스코틀랜드 위스키 시장을 개척, 성장시킨 것은 물론 스페이사이드를 스카치 싱글 몰트 위스키의 세계적인 본고장으로 만든 주역이다.

글렌리벳은 스페이사이드에 흐르는 조시 우물의 풍부한 광천수를 사용, 길고 넓은 증류기를 거쳐 만들어진다. 특히 조시 우물은 보통 지하수와 달리 풍부한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어 보리에서 당분을 추출하는 ‘매싱’ 과정의 촉진 작용을 돕는다. 그 후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추가되면 당분은 독특한 향미를 자아내게 된다. 길고 넓은 증류기는 조지 스미스가 개발 한 것으로 넓은 몸통은 효모 간의 상호 작용을 촉진시켜 풍부한 과일 아로마향을 추출해내고, 불순물과 잡맛이 제거돼 글렌리벳만의 라이트하고 섬세한 위스키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오크통 내에서 세월의 향기를 오롯이 품으며 숙성되어 온 위스키가 적절한 순간을 맞이하면, 마스터 디스틸러의 섬세한 손길로 건져 올려진다.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와 같은 글렌리벳만의 차별성과 전통을 고수하며, 싱글몰트 위스키의 기준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싱글몰트 위스키 = 1840년경에 이르러 글렌리벳은 런던에 진출했고, 영국 전역의 주류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카치 위스키로 인정받게 된다. 영국의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을 개척한 글렌리벳은 미국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 현재까지 미국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에서 1위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 2위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뛰어난 맛과 향으로 유수의 국제 위스키 경진대회에서 지속적으로 다수의 수상을 기록하고 있다. 글렌리벳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140개 이상의 위스키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싱글몰트 위스키의 표준으로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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