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아너힐즈’ 또 분양승인보류에…서울 일대 재건축 ‘촉각’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승인이 또다시 보류된 가운데 서울 일대 재건축 분양 예정 단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첫 타깃으로 삼은 만큼 향후 재건축 단지들 역시 정부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이날 분양이 예정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난 2일 분양보증심사를 요청했지만 앞서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 보류 통보를 받았다.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당초 3.3㎡당 최고 5167만원에 분양하기로 나서면서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렸다. 이에 정부측에서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해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등의 압박을 가하면서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며 5000만원을 넘기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후 조합은 지난 2일 재산정된 분양가격을 기준으로 HUG에 분양승인을 신청했지만 여전히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HUG가 직접적인 분양가격 산정권한은 없지만 분양승인 단계에서 ‘보류’카드를 택하면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해 고분양가 행진에 제동을 걸게 되는 것이다.

결국 8일 분양이 예정됐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분양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8월로 연기됐다.

때문에 '디에이치' 브랜드로 첫 분양을 앞두고 있는 현대건설 역시 난감한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분양가는 조합에서 정하는 것인 만큼 우리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 "하지만 최대한 분양일정이 정상적인 진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분양보증을 담당하는 HUG가 개포주공3단지를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서울 수도권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HUG관계자는 “HUG가 직접적으로 가격조정을 할 수는 없지만 고분양가로 인해 분양단지들이 입주 시기 때 미입주 사태가 벌어지면 그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공사가 다 부담해야 한다”며 “전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해당지역 주택 보급률와 주변 분양률, 미분양, 수익성 등 사업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 하반기 서울 수도권 일대에 분양보증 심사가 예정된 단지들은 31개로 이 중 3분의 1가량이 강남4구에 몰려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분양예정인 서울 재건축ㆍ재개발 단지수는 31개, 총 3만437가구에 달한다. 강남4구의 경우 △강남구 1320가구 △서초구 827가구 △강동구 6832가구 △송파구 1796가구 등으로 총 1만775가구이다.

오는 10월 분양 예정인 서울 강남4구의 한 재건축 조합원 관계자는 “고분양가는 사실 강남구나 서초구 내 단지들에서만 문제가 됐던 것인데 그 부분을 정비사업 단지 전체로 확대해버리는 상황이 마치 ‘침소봉대’격과 같다”며 “아직 분양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분양승인을 받아야 일반분양을 할 수 있는 만큼 HUG방침에 사업장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