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와 함께하는 주식투자] 투기의 역사에서 투자의 시대로

입력 2016-05-16 10:39 수정 2016-05-16 10: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많은 이들이 나에게 묻는다. 아무리 장기로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대응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사람들의 선호도가 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옮아가면 그런 쪽으로 갈아타야 하지 않느냐고. 혹은 시장이 안 좋을 것 같으면 보유 비중을 줄여야 하지 않느냐고.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대답한다. 그것은 투자가 아니고 투기의 영역이다. 주변을 보면 많은 이들이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는 듯한데, 바로 그러한 이유로 대부분 주식투자에 실패한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투자한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다. 즉 투자한 회사의 일정 지분을 갖는 주인이 된다는 뜻이다. 주식을 영어로 에쿼티(equity)라고 한다. 지분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위험하다고 주식을 피한다. 생각이 극과 극이다. 한쪽에서는 주식을 회사의 지분이라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위험한 자산이라고 한다.

미국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통해서 노후 준비를 하는 데 비해 많은 한국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정보를 먼저 알아서 신속히 사고팔아 단기간에 목돈을 만드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나는 미국에서 코리아펀드를 15년 운영하면서 주식을 거의 사고팔지 않았다. 주식을 한 번 사면 평균적으로 약 8년 정도 보유했다. 장기적으로 보유한 결과 많은 한국 회사들의 성공이 펀드의 높은 수익률로 이어졌다.

아직도 많은 투자가들이 주식을 자주 팔고사려고 한다. 이는 아직 우리의 주식투자 문화가 덜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모든 제도·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행착오의 시기를 거치듯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생소한 개념이 적용되는 곳이었고, 그래서 기회와 위기라는 양 극단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주식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노후 준비다. 자본주의에서 노후 준비를 하려면 노동과 자본을 극대화해야 한다. 자본이 일하게 하는 데 가장 용이한 수단이 주식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중산층 비중이 높은 이유가 주식에 대한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후는 남들보다 일찍 준비해야 한다. 유태인들은 자녀가 한 살이 되면서부터 주식을 사 준다고 한다. 자본을 일하게 하는 것을 어릴 적부터 체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대부분의 자산을 은행 예금에 묵혀 놓고 있다. 일본이 아직도 침체를 겪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주식시장은 일제 강점기 때 형식적인 개장을 하긴 했지만, 상장기업 수가 늘고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주식시장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은 1970년대 이후부터다. 국가 경제의 발전상을 주식시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급격한 성장을 이뤘지만, 수많은 굴곡을 경험했고 잘못된 투자 관행으로 인해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형성해왔다. 그런 일들이 몇 십 년에 걸쳐 반복되어 주식투자라고 하면 일확천금과 패가망신을 오가는 도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주식시장도 100년의 역사를 향해 가고 있다. 경제도 고도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기에 주식시장은 변동성과 불안정성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식은 평범한 사람들이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좋은 기업을 골라 동업자의 마음으로 꾸준히 투자해야만 성장의 열매를 나눠 가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을 예측하고, 주식은 자주 사고파는 것이라는 ‘마켓타이밍’의 환상부터 깨야 한다. 주식을 통하지 않고 평범한 월급쟁이가 노후 준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항상 상기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만 제대로 좋은 철학을 가지고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인기 있는 K팝스타’는 여자가 너무 쉬웠다…BBC가 알린 ‘버닝썬’ 실체 [해시태그]
  • 서울시민이 뽑은 랜드마크 1위는 '한강'…외국인은 '여기' [데이터클립]
  • 윤민수, 결혼 18년 만에 이혼 발표…"윤후 부모로 최선 다할 것"
  • 육군 32사단서 신병교육 중 수류탄 사고로 훈련병 1명 사망…조교는 중상
  • "웃기려고 만든 거 아니죠?"…업계 강타한 '점보 제품'의 비밀 [이슈크래커]
  • '최강야구' 고려대 직관전, 3회까지 3병살 경기에…김성근 "재미없다"
  • 비용절감 몸부림치는데…또다시 불거진 수수료 인하 불씨 [카드·캐피털 수난시대上]
  • 문동주, 23일 만에 1군 콜업…위기의 한화 구해낼까 [프로야구 21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331,000
    • +1.27%
    • 이더리움
    • 5,195,000
    • +4.86%
    • 비트코인 캐시
    • 708,500
    • +2.16%
    • 리플
    • 738
    • +0.96%
    • 솔라나
    • 245,100
    • -3.54%
    • 에이다
    • 679
    • +0.44%
    • 이오스
    • 1,203
    • +3%
    • 트론
    • 171
    • +1.79%
    • 스텔라루멘
    • 155
    • +1.9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050
    • +1.49%
    • 체인링크
    • 22,890
    • -2.26%
    • 샌드박스
    • 642
    • +1.2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