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랜드 유통대기업의 꿈과 노동자들의 절규

입력 2007-07-03 13:03 수정 2007-07-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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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들의 트렌드 중에 하나가 바로 노사상생 경영이다.

1980년대 우리 경제를 멍들게 했던 가장 큰 원인이 노사 갈등에서 비롯됐던 경험을 비춰 2000년대 들어서는 우리 기업들이 노동자들과 공존의 길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최대유통업체를 꿈꾸고 있는 이랜드 그룹이 유독 노동자들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어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랜드 그룹의 계열사인 홈에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대형 유통회사인 까르푸가 이랜드그룹으로 인수된 뒤 홈에버로 명칭을 바꾸고 새롭게 대형마트 업계 강자로 부상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얼마 전까지 계산원 등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근로자 수백명이 부당 해고를 당하면서 노사갈등의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으로 한 직장에서 2년 넘게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줘야 하는데 회사측에서 이를 피하기 위해 해고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린 홈에버가 그동안 밤낮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의 땀의 댓가를 잊은 채 이러한 무더기 해고 조치는 업계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랜드 그룹의 최대 목표는 국내 대형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이미 그동안의 노동자들의 값진 희생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 놓았다.

물론 홈에버가 처음부터 이랜드 그룹의 계열은 아니었다. 외국계 회사인 까르푸를 인수한 새로운 회사라고는 하지만 그 역시 노동자들이 일궈 놓은 밭을 그대로 가져가 자신들의 몸집을 키운 것이다.

대기업이란 말은 대기업다운 모습을 보일 때 인정되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기업은 규모가 크다고 대기업일순 없다.

이랜드그룹이 유통대기업의 꿈을 꾼다면 이번 사태를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고 노사상생의 길을 다시 한번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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