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삼성테크윈ㆍ현대로템, 조세회피처 유령법인과 거래"

입력 2016-04-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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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국내 방위 산업체 분야 대기업들이 무기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조세회피처의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와 거래한 계약서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은 지난 2001년 터키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현대로템은 2009년 터키에 K-2 흑표전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각각 조세회피처의 유령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내용은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의 유출 자료에서 드러났다. 삼성테크윈과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지난 2001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코오롱 리미티드', 현대로템이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2003년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KTR 리미티드'다.

이 유령회사들은 사실 한 회사로, 터키 현지의 무기 중개 업체인 'KTR 리미티드'다. 이 회사는 지난 1987년 설립돼 한국 기업 코오롱의 탄약 수출 과정을 중개했고, 그 뒤 지속적으로 한국 방산 업체들과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명도 설립 당시 코오롱을 따서 '코오롱 리미티드'였다가 이후 'KTR 리미티드'로 바뀌었다. 실제로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첫 화면에 게시된 주요 거래 파트너들은 모두 한국의 방산대기업들이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또한 뉴스타파는 "이 회사가 버진아일랜드에 자신과 동명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는데, 모 회사의 이름을 딴 유령회사 두 개를 만든 것"이라며 "계약서를 작성해 준 곳은 터키 KTR의 법률 대리인인 모색 폰세카였다"고 강조했다.

삼성테크윈과 현대로템이 계약을 맺은 유령회사들은 모두 스위스 UBS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주주는 무기명으로 돼 있고, 회사 이사는 차명 서비스에 전문으로 이름을 빌려주는 인물들이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이들은 실제 수천 개 회사에 이사로 등록이 돼 있으며 회사의 주소 역시 수천 개 회사가 등록된 버진아일랜드 아카라빌딩이었다.

앞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노재헌 씨의 유령회사가 등록된 곳과 같은 빌딩이다. 뉴스타파는 삼성테크윈과 현대로템에 관련 질의를 했으나 두 기업 모두 터키의 'KTR 리미티드'와 거래를 했을 뿐 조세회피처에 있는 유령회사와 거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와 함께 모색 폰세카의 유출 자료에서 하이닉스 자회사였던 하이디스 매각 과정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령회사를 발견했다.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이 회사의 이름은 'C&H 트레이딩(C&H Trading ltd.)'이며 설립 일자는 2003년 4월16일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달러짜리 주식 2주를 발행했으며 당시 하이디스 사장 최병두 씨와 중국인 한궈진(Han Guajin) 씨가 각각 1주씩을 소유했다.

한씨는 당시 하이디스를 인수했던 중국 BOE 그룹의 임원으로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C&H 트레이딩'이 설립된 2003년 4월은 하이디스가 중국 BOE 그룹에 매각된 지 5개월 뒤다. 그로부터 10개월 뒤인 2004년 2월 28일에는 한씨가 자신의 주식 한 주를 최 전 사장에게 양도했다.

뉴스타파는 "이 같은 움직임은 하이디스 매각과 관련해 중국 BOE 그룹과 최병두 사장 사이에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모종의 작업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의 유출자료에서 최병두 전 사장과 연관된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 'Grace Pacfic ltd.'(그레이스 퍼시픽)을 발견했는데, 이 회사는 C&H트레이딩이 청산되기 6개월 전에 설립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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