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IT' 뺏긴 강남ㆍ분당 오피스 시장, 돌파구 없는 '한파'

입력 2016-04-0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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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교권역으로 IT업체들이 대거 이탈하며 강남.분당권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 한 오피스빌딩 임대 선전 현수막 모습. (사진=정경진 기자)
▲최근 판교권역으로 IT업체들이 대거 이탈하며 강남.분당권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 한 오피스빌딩 임대 선전 현수막 모습. (사진=정경진 기자)
몇 해 전부터 강남권역을 떠나기 시작한 IT기업들로 인해 증가하기 시작한 오피스 공실률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높아지고 있다. 렌트프리에 인색했던 강남역 일대마저도 2~3개월 렌트프리를 외치며 완전한 임차인 우위시대에 접어든 모습이다.

5일 종합부동산서비스 전문기업 메이트 플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권역 중형규모 오피스 공실률이 전월 대비 0.3%p 상승한 11.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오피스는 5.4%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소형오피스는 9.6%로 10%에 가까운 공실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역은 과거에만 해도 공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불렸다. 4년 전인 2012년 3월 기준 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1.5%, 중형 3.9%, 소형 6.5%로 중형오피스의 경우 공실률이 7.4%p가 늘어났다.

하지만 신도시 및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등으로 강남권 IT기업들이 떠나기 시작하면서 공실이 걷잡을 수 없이 높아졌다. 실제 2013년부터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넥슨 등이 경기 성남시 판교로 이전해갔다.

때문에 최근 삼성역에서 테헤란로를 따라 선릉역, 강남역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높다란 빌딩에는 하나같이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는 진풍경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빌딩은 건물 유리창에 임대료 인하라는 문구를 써놓은 채 임차인을 구하는 중이다.

강남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선릉역 주변과 테헤란로 뒤편으로 상권이 많이 어려워졌다”며 “시세는 공급면적 42㎡ 기준 월 임대료가 300만원대로 강남역 시세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전하는 기업들의 증가로 평일에는 유동인구가 적고 주말에도 한적해 수입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남권역 오피스가 완전한 임차인 우위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빌딩중개업계 역시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Y’ 빌딩중개업체 관계자는 “임차인이 귀하다보니 임대인들이 알아서 임대료를 낮추고 렌트프리 등을 해 임차인을 유치한다”며 “임차인이 굳이 빌딩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원하는 건물을 임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중개 의뢰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판교의 ‘빨대효과’로 공실 몸살을 앓고 있는 강남뿐만이 아니다. 인근 분당 역시 중소 IT업체들이 판교로 이동하며 지난해 공실률이 소폭 증가했다.

부동산관리 전문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중소형 오피스에서 IT기업들의 퇴거가 이어지면 지난해 4분기 분당권 평균 공실률 6.35% 기록, 전분기 대비 0.65%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IT기업이 판교 테크노밸리로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바라보고 있다. 임차료 및 관리비가 저렴한 데다 IT업종에 특화돼 건물이 설계됐기 때문이다. 현재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체 수는 2015년 기준 1002개로 전년 대비 15.17%가 늘었다.

판교 ‘M’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일대 건물 특징이 샤워실이 있는 것”이라며 “소규모 게임업체들의 편의를 위해 원형 회의실, 강의실 등 공간도 마련돼 있고 일부 건물은 관리비도 3.3㎡당 5000원~1만원에 실비가 추가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의 경우 3.3㎡당 일반적으로 3만원 수준이지만 실제 쓰는 비용은 이보다 낮아 관리비가 낮아지면서 임대료 역시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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