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하늘을 달려, DJI 팬텀4

입력 2016-03-3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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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을 만나기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웠던적이 있었던가. 원래 신제품 출시란 게 호텔 그랜드볼룸이나 잘 차려진 행사장 안에서 만나는 게 정상인데, 무슨 첩보작전인냥 문자 지령(?)으로 하달된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그렇게 우린 서로에게 강렬한 추억만을 남긴 채 강바람 쌩쌩부는 한강 광나루 비행장에서 DJI 팬텀4와 조우했다.

사실 이런 급조된 만남이 가능했던건 얼마전 DJI코리아가 한국땅을 밟아서다. 올해는 DJI 팬텀의 나이가 올해로 꼭 열살이 되는 해다. 중국 본사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해외 첫 매장이 생긴 것 또한 고무적인 일이다.

일단 첫인상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이렇게 생긴 외형의 물체를 보고 ‘드론’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현대인이 있을까? 이미 프롭 4개짜리 쿼드형 드론은 취미용을 뛰어 넘어 업계 표준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니 크게 칭찬을 하거나 흠 잡을 일이 없다. 그냥 드론 모양이니까. 그리고 이런 디자인을 정형화 시킨게 DJI다.

요리보고. 그래도 꾸준히 여자 연예인처럼 조금씩 조금씩 외모가 바뀌는 건 맞다. 그동안 본체 완성도를 떨어트린 조악한 스티커는 팬텀4에 이르러 드디어 없어졌다.

저리봐도. 이건 영락없는 드론이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팬텀1/2/3에 비해 훨씬 깔끔하게 다듬어 날렵해졌다.

제품 시연을 위해 중국 DJI본사에서 온 드론 기술팀이다. 이들이 펼치는 멋진 비행은 잠시 후 영상에서 확인할 것. 그리고 보너스 영상으로 팬텀4가 기어박스 막내를 쫓는 ‘추노’ 영상도 놓치지 마시라!

프롭 장착 방식이 바뀌었다. 인스파이어1에서 쓰는 방식과 동일하다. 흰색, 검정색 점이 찍혀 있는데 같은 색의 프롭을 맞춰서 끼우면 된다.

팬텀4엔 기존 팬텀3보다 짤막하고 널찍한 배터리가 들어간다. 배터리 용량은 5,350mAh로 28분 동안 비행이 가능해졌다. 참고로 팬텀3 프로의 경우 4,480mAh 배터리로 23분간 비행 가능하다. 5분이 무슨 큰 차이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비행에서 5분이란 시간은 산과 강을 넘다 착륙 위치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추락하는 상황을 모면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기체 바닥쪽엔 비전 포지셔닝 센서와 적외선 센서가 있다. 비전 포지셔닝 센서는 고도 0~10m 사이에 동작하는데 제자리에 떠 있는 호버링을 보다 안정적으로 도와준다. 팬텀4는 여기에 추가로 적외선 센서까지 추가해 GPS 없이 고도 유지가 가능하다고.

16GB 마이크로SD 메모리가 기본 장착된다.

4K 촬영이 가능한 F2.8 렌즈를 달았다. 기존 팬텀3와의 차이점은 1080p에서 120프레임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 고화질 슬로우 모션 영상을 드론으로 담을 수 있게 됐다.

비행을 위해선 DJI GO 앱을 설치 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리모컨과 반드시 케이블로 연결해야 한다. 비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화면으로 제공하고 현재 위치를 파악해 비행 금지구역에서 비행을 막기 위해서다. 일종의 안전장치인셈이다.

기체 안쪽 뼈대는 가볍고 튼튼한 마그네슘 코어를 썼다. 무게는 1,380g. 카본 재질이면 더 가벼웠겠지만 그럴 경우 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문제가 생긴다.

장애물 회피 기능은 팬텀4에 새로 추가됐다. 기체 전면부에 달린 ‘장애물 회피 센서’가 비행 경로 앞에 있는 사물을 인식하는 기능이다. 일단 비행중 장애물이 발견되면 트리거를 아무리 앞으로 밀어도 옆으로 피하거나 고도를 높이지 않는 이상 드론이 움직이지 않는다.

두번째로 신규 추가된 기능은 바로 액티브 트레킹. 말 그대로 움직이는 사물을 추적하는 기능이다. 액티브 트레킹 기능을 활성화한 다음 추적을 시작하면 드론이 알아서 거리와 고도를 유지하며 따라간다.

스포츠 모드 시연 중 찍은 사진이다. 보다 빠른 반응과 선회 능력, 그리고 시속 72km에 이르는 속도를 제공한다. 카메라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기체는 뒤집어지기 일보직전이다. DJI의 카메라 짐벌은 Zenmuse(禅思)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불교의 ‘참선’을 의미한다. 얼마나 평온한 상태란 말인가.

이제 잠시 추노 영상을 감상할 시간이다. 잠시 나오는 추적체는 DJI 오스모(OSMO)를 들고 전력을 다해 뛰었다고 한다. 스포츠 모드 시연 영상은 DJI코리아에서 급파한 파일럿이 조종했다.

이제 직접 해 볼 시간. 비행 준비를 끝마치고 나니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에디터는 팬텀1, 2를 쓰다 현재 인스파이어 1을 운용중이다.

비교적 한산한 평일 시간에 인적이 뜸한 곳에서 비행을 시도했다. 그런데 시동이 걸리자마자 금세 주위 행인들이 몰려와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6km까지 고도를 높일 수 있지만 국내에서 드론의 고도 제한은 150m까지다. 하지만 우리는 쫄보라 1/10인 15m까지만 고도를 높였다. 촬영이 아니라 리뷰가 목적이었다는 명분과 함께.

에디터의 조종 실력을 스스로 믿지 않고 오직 안전을 위해 탭투플라이(Tab to fly) 기능을 통해 이곳저곳으로 팬텀4를 이동시켜 봤다.

손은 거들 뿐. 조종은 팬텀4에게 맡기고 카메라 촬영에 신경 쓸 수 있게 됐다. 함께 리뷰 촬영에 동행한 에디터 L은 액티브 트레킹에 푹 빠졌다고 한다.

에디터는 지금까지 DJI의 드론 3종을 써왔고 네번째 드론인 팬텀4를 만났다. 전체적인 느낌은 매번 높은 안정성으로 진화하고 다양한 성능 변화가 놀랍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매년 신모델을 뽑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DJI 팬텀 시리즈는 마치 애플의 아이폰처럼 매년 한개씩 신제품이 나온다. 갑작스레 가격이 높아진 것에 대한 부분은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팬텀4의 공식 출시가는 200만원. 팬텀3에서 최상위 모델인 프로페셔널의 가격이 138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폭등에 가까운 숫자다.

물론 DJI 입장에선 이런 논란이 조금 억울할 수 있다. 팬텀4의 가격표를 숫자만 놓고 따지기엔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컨트롤이 까다로웠던 일정 부분을 자동화해 드론 운용을 쉽게 한건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포석이다.

사실 드론을 종이 비행기 날리듯 공중에 띄우는 재미로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멋진 풍경을 색다른 앵글에서 잡기 위해 혹은 보다 생동감 넘치는 영상을 담기 위해 드론을 하늘로 띄운다.

그런데 보급형 모델에서는 일부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전문가형 모델은 드론 파일럿과 카메라 조종을 각각 1명씩 맡아 2인 1조로 드론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헌데 보급형 드론으론 이런 일이 좀처럼 쉽지 않다. 나혼자 드론을 조종하고 촬영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드론 조종이다.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기 위해 조종하기도 벅찬데 카메라 앵글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탭투플라이나 액티브 트레킹, 장애물 회피 기능이 그렇다. 어떠한 모드에서든 조종기의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면 곧장 호버링 모드로 진입하는 것도 초보자를 위한 안전장치다.

스포츠 모드는 오롯이 드론 조종의 재미만을 위한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신종 스포츠로 각광받는 드론 레이스는 이렇게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야만 경쟁력이 있다. 물론 가만히 공중에 띄워 놓기도 버거운 초보자에겐 언감생심이다.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며 조종하다 불현듯 떠오른 노래 가사가 있어 옮겨 적어본다. ‘마른하늘을 달려 나 그대에게 안길 수만 있으면 내 몸 부서진대도 좋아~’ 물론 부서지면 곤란하다. 월급쟁이에게 200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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