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직급제 전환 잇따라… '충격요법' vs. '사기저하' 평가 엇갈려

입력 2016-03-21 14:57 수정 2016-03-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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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직급제 전환을 시도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일종의 충격요법을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어 내부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사기저하 등으로 인한 부작용도 속출해 직급제를 부활하는 곳도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연공서열 문화가 오랜 기간 정착된 대기업에서 직급제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 직급제의 틀을 바꾸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삼성전자는‘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체계를 ‘사원-선임-책임-수석’ 4단계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에서 직급제와 관련한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직급제를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달 초부터 대리와 과장, 차장, 부장 등과 같은 기존 직급 대신 프로와 담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이달 말부터 5단계 직급(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을 4단계(사원-선임-책임-수석)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연공서열 위주의 직급제를 업무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사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기존 5단계로 구분한 호칭은 그대로 유지하되 파트장이나 팀장, 프로젝트 리더 등 역할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대기업의 직급제 파괴는 CJ그룹이 시작했다. 2000년대 초 CJ그룹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깨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조성차원에서 '님' 호칭을 도입했다. 이어 2002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이 CEO(대표이사)를 포함해 모든 임직원들의 호칭을 '님'으로 정했다.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에는 영어 닉네임으로 직급을 부르고 있다. SK텔레콤은 2006년부터 매니저 제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기존 직책명을 유지하는 본부장, 실장 등 직책자를 제외한 직원들은 호칭을 매니저로 모두 단일화했다.

하지만 직급제 파괴로 인한 부작용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KT는 2012년 11월 이석채 전 회장 시절에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지만, 황창규 회장이 취임 이후인 2014년 6월 접었다. 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매니저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직급제를 부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이면에는 매니저 제도가 공기업 잔재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KT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근속연수에 관계없이 '매니저'로 불리다 보니 직급제 승진의 동기부여 역할도 작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화그룹도 메니저 제도를 도입했지만, 직급제를 다시 부활시켰다. 한화그룹은 수직적 문화 대신에 수평적 소통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에서 2012년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지만, 직급제의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2015년 3월 회귀한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국내 주요기업들이 직급제 전환을 도입했거나 추진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직급제 전환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 등은 면밀히 살펴본 뒤 신중히 전환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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