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하이, 우발채무 이유로 샤프 인수 계약 잠정 보류…일본정부 반격할까

입력 2016-02-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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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거의 마무리된 일본 전자업체 샤프 인수 계약에 태클을 걸면서 샤프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25일 샤프 임시 이사회에서 혼하이가 제시한 7000억 엔(약 7조6631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된 직후 문제가 발생했다. 혼하이 측이“샤프 측으로부터 오전에 받은 문서 중 확실히 할 것이 있다”며 “인수 계약을 잠시 보류한다”고 발표한 것.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당 문서는 3500억 엔에 달하는 우발채무(소송 및 회계 변경 등으로 미래 상환 의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채무) 관련 정보라며 퇴직금이나 업체와의 계약에 관한 위약금, 정부 보조금 반환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혼하이가 해당 문서를 확인하느라 샤프 인수 계약에 며칠이 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시급을 다투는 샤프의 경영 정상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가 폭락 이유 중 하나는, 샤프가 발표한 합의 사항이 언론에 공개된 내용과 달랐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혼하이가 취득하는 주식 중 제3자 할당 증자에 의한 신주가 유통된 것보다 많아 현재 샤프 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일본의 은행들이 보유한 샤프 우선주 가운데, 혼하이가 매입하는 주식 수는 유통된 것보다 적다. 이는 샤프의 수중에 있는 자금 중 더 많은 액수가 우선주주에게 계속 지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는 전했다.

더 황당한 건 혼하이가 양사 간 합의된 사항을 즉석에서 확인하지 않고, 샤프가 정식으로 발표하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계약을 보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혼하이는, 전날 100개 항목으로 구성된 우발채무 목록을 샤프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우발채무 총액은 3500억 엔 규모로 샤프의 시가총액을 1000억 엔 웃돈다.

WSJ는 인수 과정 막바지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샤프가 정식으로 발표를 한 뒤, 혼하이가 그것과 다른 발표를 한 건 양사 간에 향후 제거해야 할 큰 앙금을 남긴 것과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혼하이가 샤프를 인수하기까지 서로 신뢰를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하이와 샤프 인수 경쟁을 벌인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는 샤프의 앞날을 축복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한 터여서 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WSJ는 혼하이가 계약을 잠정 보류함에 따라 혁신기구가 샤프에 새로운 인수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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