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훈 현대상선 대표 ‘백의종군’ 선언… 임직원에 보낸 레터 전문

입력 2016-02-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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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팀장급 이상의 간부들이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백훈<사진> 현대상선 대표는 26일 전체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냈다. 이 대표는 메일을 통해 “이제 저희 간부급 사원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백훈 대표의 레터 전문이다.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40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을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앞만 보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회사는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해운시황 불황과 세계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표이사로서 현 상황에막중한 책임을 통감합니다.

이에 저를 비롯한 현대상선 임원, 팀장 등 간부급 사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현재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맡기고자 합니다. 이제 저희 간부급 사원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여러분께서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금 당사는 용선료 삭감, 채무 재조정, 자산매각 등의 자구안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TFT를 구성하여 자구안 이행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경쟁력 있는 Operation’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무리 자구안을 이행해도 우리의 경쟁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장에서 고객 한 명, 한 명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영업부서의 직원들을 볼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기운을 느낍니다. 마찬가지로 영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고 있는 지원조직의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러분 각자가 하고 있는 업무가 지금 현대상선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며, 이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 입니다. 다시한번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반드시 완수해주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다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부딪쳐봅시다.

앞으로 많은 어려운 상황과 고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너무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당사는 이미 채권단에 용선료 삭감, 채무 재조정, 자산매각 등의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회계법인 등 전문가들은 당사 자구안의 실행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채권단도 자구안이행시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번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부딪쳐봅시다. 현대상선은 과거 여러 시련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강인함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의 시련또한 반드시 이겨내고 우리가 생각했던 세계적 물류기업으로 도약하여 현대상선의 미래 40년의 새역사를 함께 써 갑시다.

현대상선은 우리의 것만이 아닙니다.

故 정주영 명예회장님께서는 “기업의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동의 것이요,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회사는 우리의 것만이 아닙니다. 고객과 협력업체, 주주, 투자자, 지역사회도 이 회사의 주인이며, 따라서 이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것이 현대그룹의 임직원이 가져야할 태도이자 자존심이라 생각합니다.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고 가슴 답답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호소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여러분과 다 함께 환하게 웃고 있을 날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보냅시다. 감사합니다.

2016년 2월 26일

현대상선 대표이사 이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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