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판이 바뀌고 있는 이때 우리는

입력 2016-02-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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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2008년 당시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가 터지자 200여년 만에 부의 권력이 다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아시아인들은 들떴고 흥분했다. 그런데 최근 아시아의 부흥이 10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사그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조지 소로스를 유대계 대표적인 투기꾼이라고 깎아내리면서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고, 일본 역시 미국과 유럽계 투자자들로부터 맹공을 당하고 있다. 이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돼 온 이들의 공격은 중국과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흔들면서 이미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우리나라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상황이지만 그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 몇 년 전에는 키코(KIKO)로 기업들이 수년간 벌어들인 돈이 한꺼번에 그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갔고, 이번에는 H지수 연동 ELS로 수조원의 돈을 날리고 있다.

이들은 그저 제각각인 아시아 국가 금융정책과 여전히 낙후된 사회·경제·정치 시스템의 틈을 노린 것뿐이다. 아시아의 여러 국가는 사회·경제 시스템은 물론 국제 정세와 경제 흐름 분석에서도 그들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카지노에 가서 보면 인종별로 도박 스타일이 다르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참여자가 이기는 분위기의 판 같으면 구름떼같이 몰려와 베팅한다고 한다. 이길 때마다 베팅 액수는 점점 커지고 그러다 딜러가 이기는 분위기로 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두 사라진다고 한다. 중국의 주식시장이 지난 수년간 급등세를 보이다 한순간에 투자자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빠져나가는 최근 상황과 같다.

일본인은 도박에서도 소심함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큰돈을 벌거나 잃지는 않는다고 한다. 제조업 대국이 금융으로 수십여년 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머리도 좋고 눈치도 빨라 돌아가는 판을 금세 읽고 초반에는 돈을 잘 번다고 한다. 그러다가 한두 번 지기 시작하면 감정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결과는 뻔하다.

그렇다면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유대인과 앵글로색슨은 어떨까. 앵글로색슨은 냉정하리만큼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라고 한다. 7 대 3의 불리한 승률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높을 때 판돈을 키우고 자신들이 질 확률이 높을 때는 베팅을 낮춘다.

유대인은 자신들이 이기는 판에서 과감한 베팅을 하는 것은 앵글로색슨과 같다. 하지만 지는 판에서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고 한다. 바로 판을 깨버린다는 것이다. 판을 깨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끌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은행에 BIS 비율이라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른 일본을 잃어버린 20년 시대로 끌어내린 사람도 유대계 미국 FRB 연방은행장이었다.

최근 경제 상황을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을 뜻하는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부상한 새로운 경제 질서를 일컫는 이 말에서 카지노에서 불리하면 판을 깨고 새로운 판을 만들려는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판이 새롭게 바뀌고 있는 이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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