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은의 월드톡] 블룸버그 출마설에 미국 대선판이 ‘들썩’이는 이유

입력 2016-01-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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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사진=AP뉴시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사진=AP뉴시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대선 출마설이 최근 워싱턴 정가에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현재 특정 정당에 소속돼 있지 않은 터라 미국 대선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기 때문이죠.

블룸버그는 2008년부터 4년마다 돌아오는 대선 때마다 출마설에 휩싸였는데요. 그때마다 “키 작은 유대인 이혼남인 내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 “미국 대통령직보다 시장직이 더 좋다”면서 매번 출마 가능성을 딱 잘라 말했던 인물이었죠.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이번 출마설은 과거에 제기됐던 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그의 출마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룸버그가 측근에 ‘대선 플랜’ 수립을 지시했고, 이번 대선에 무려 10억 달러의 개인자산을 쓸 의향까지 내비쳤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이번 블룸버그의 출마설만큼은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어수선하게 돌아가는 경선 분위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유력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에게 밀리는 분위기인데다 공화당에서는 ‘한 때 부는 바람’에 지나칠 것으로 예상됐던 도널드 트럼프가 ‘막말’ 수위를 높일수록 그의 지지율도 덩달아 치솟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좋은 대통령감이 없다’는 국민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1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여야 9명 대선 후보 중 좋은 대통령감이 될 것이라는 물음에 40% 이상의 지지를 받은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각 후보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이야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블룸버그가 ‘잘하면 이길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출마설에 워싱턴 정가에서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으로 당적을 바꾸면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었던 정치 커리어에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오랜 민주당원이었지만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시장에 당선됐고요. 2007년에는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에서도 조지 W 부시 정부와 부딪치다가 공화당 당적도 내던지고 2009년 무소속으로 3선에 성공했습니다. 무소속인 블룸버그의 출마가 양당 중 어느 쪽에 유리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당리당략이 아닌 자신의 소신으로 뉴욕시 살림을 꾸려나가 인물로 유명합니다. 낙태, 동성 결혼 지지, 총기 규제 등 자신의 뜻과 맞는 정치인과 시민단체는 당적에 상관없이 도움을 줬습니다. 물론 자신의 개인 돈으로 말이죠. 여기에 공공장소 흡연과 탄산판매도 제한했습니다. 시민들의 몸무게와 영양상태를 책임지겠다는 생각에서죠. 반발도 거셌습니다. 일부 반대파에서는 시민에 대한 간섭이 지나치다며 “유모(Nanny) 시장”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죠. 하지만 그가 추진한 주요 정책은 이후 세계 각국 주요 도시가 따라하는 모범 사례가 됐습니다.

그는 3월 초 대선 출마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각에서는 그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과연 그는 정말 출마를 하게 될까요? 3월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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