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월 24일 落穽下石(낙정하석) 함정에 빠진 사람 구해주기는커녕

입력 2016-01-24 07:1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설중송탄(雪中送炭)의 반대말은 낙정하석(落穽下石) 또는 투정하석(投穽下石)이다.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해친다는 뜻이다. 비슷한 말에 다리를 건넌 뒤 그 다리를 부숴 목재를 훔쳐가는 과하탁교(過河坼橋), 불난 틈에 도둑질을 하는 진화타겁(趁火打劫), 나무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는 상수발제(上樹拔梯)가 있다.

낙정하석의 출전은 당송팔대가의 하나인 한유(韓愈·766~824)가 역시 당송팔대가의 하나인 유종원(柳宗元·773~819)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유자후묘지명(柳子厚墓志銘)’이다. 자후는 유종원의 자다.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글 잘 쓰기로 유명했으나 순종(順宗) 즉위 후 왕숙문(王叔文) 등이 주도하는 정치개혁에 가담했다가 실패하고 귀양살이 끝에 46세로 숨졌다. 특히 일곱 살 많은 한유와 함께 고문부흥(古文復興)을 이끈 바 있어 한유는 동지를 잃은 슬픔이 더 컸던 것 같다. 인용한다.

“아! 선비란 궁지에 몰린 연후라야 절개와 의기가 보이는 법이다. 지금 사람들은 평상시 한마을에 살면서 서로 좋아 지내고 어울려 먹고 마시고 놀고 시시덕거리며 비굴하게 억지로 웃어가면서 서로 남을 치켜세운다. 또 손을 부여잡고 간도 쓸개도 다 꺼내 보일 듯 굴고, 하늘의 해를 가리키며 울며 맹세하기를 죽어서나 살아서나 서로 배반하지 않겠노라 한다. (중략) 그러나 어느 날 터럭같이 하찮은 이해관계라도 생기면 마치 서로 모르는 사람인 양 반목한다.” 핵심은 다음 대목이다. “함정에 빠져도 손을 뻗쳐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밀쳐내고 돌까지 던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落陷穽 不一引手救 反擠之 又下石焉者 皆是也]

중국 사람들은 왜 그런지 낙정하석에 함정이라는 뜻인 穽을 쓰지 않고 우물이라는 井자를 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242,000
    • -1.72%
    • 이더리움
    • 4,686,000
    • -1.16%
    • 비트코인 캐시
    • 846,000
    • -1.74%
    • 리플
    • 3,076
    • -4.14%
    • 솔라나
    • 205,300
    • -3.71%
    • 에이다
    • 644
    • -2.87%
    • 트론
    • 426
    • +2.16%
    • 스텔라루멘
    • 373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790
    • -1.06%
    • 체인링크
    • 21,020
    • -2.5%
    • 샌드박스
    • 218
    • -3.9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