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자본시장 60년] 12개 상장사로 시작해 1922개… 한국경제 마르지 않는 젖줄

입력 2016-01-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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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증권거래소 개설 땐 채권 중심… 60~70년대 제도개선과 함께 급성장

국내 최초의 주식 발행은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역사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되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12개 상장회사로 출범한 대한증권거래소는 초기에는 국채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채권 중심의 시장이었다. 국채가격의 급등락을 초래한 ‘마호 국채사건’과 ‘1ㆍ16 국채파동’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1962년 증권거래법 제정 등으로 제반 법규가 정비되면서 시장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1963년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대한증권거래소는 자본금 일부를 정부가 출자하는 공영제 한국증권거래소로 개편 발족했다.

1960년대 후반 들어 정부는 개발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내자(內資) 동원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증시 육성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면서 청산거래제도 폐지와 증권투자신탁 제도 도입, 기업공개촉진법 제정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1970년대 증시는 석유파동의 여파로 크게 위축되거나 국외 수주를 통한 건설업 활황으로 발전하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1970∼1978년 상장회사가 48개사에서 356개사로, 상장자본금이 1343억원에서 1조9135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급성장했다.

◇ 자본시장, 여의도 시대 개막= 1979년 7월 2일. 증권거래소가 명동에서 여의도 신축 건물로 이전한다. 증권업협회 또한 단독으로 증권회관을 신축, 1984년 여의도로 이전한다. 이와 함께 각 증권회사도 독자적으로 사옥을 신축하는 등 여의도에 대규모 증권타운이 조성되면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명동 시대를 마감하고 여의도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거래소는 1980년대 들어 전산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정부의 자본시장 국제화 계획에 따라 국내 증권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 길이 열리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거래소의 민영화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1983년에는 시가총액식 주가지수인 코스피(KOSPI)가 도입됐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에 이르는 시기에 주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든 반면, 채권시장은 발행ㆍ유통 양면에서 급격한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했고, 일련의 채권시장 육성시책과 자본시장 육성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회사채 발행한도가 확대됐기 때문이었다.

1981년에는 회사채 발행액이 1조원을 넘어섰고, 1982년에는 2조1122억원에 달하는 등 주식 발행실적과 비교해 88:12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속해 1985년에는 회사채 발행액이 3조원을 넘어서는 등 회사채가 발행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1.5%나 됐다. 거래대금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해 1982년 주식과 채권 비중이 24:76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주식 거래대금을 넘어섰다.

◇코스닥과 선물 시장 탄생= 1970년대 말까지 추진된 대기업 위주의 성장 일변도 정책은 지역, 계층, 산업 간의 불균형 문제를 초래했다. 이 무렵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도상국이면서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한 대만이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성장 모델을 통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자 정부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모색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벤처 및 중소기업의 자본금 규모가 영세함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의 조달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에 정부는 주식 장외시장의 개설을 검토하도록 했다. 마침내 1987년 4월 코스닥시장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주식 장외시장이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1992년에 들어서는 대형 기업들이 주식 장외시장에 등록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주식 장외시장을 유망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의 확실한 자금조달시장으로 자리매김시키고자 1994년 12월 주식 장외시장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주식 장외시장의 매매체결 방식을 전산화해 코스닥증권 설립의 기반을 마련했다.

1996년 7월 1일 코스닥 증권은 업무를 개시했다. 그러나 정체성 미확보, 증권거래소 시장보다 열등한 시장이라는 인식, 투자불편 등의 이유로 출범 후 1년이 넘도록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정부는 1997년 11월 ‘코스닥시장의 개편 및 육성방안’을 내놓고 1998년 12월에는 ‘벤처기업 창업 및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 이 정책은 예비 창업자들과 초기 창업기업들을 지원하는 핵심정책이었는데, 특히 IT 기술을 이용한 신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했다.

1996년 5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선물시장이 개설됐다. 국내에 선물시장이 개설되기 이전까지 선물거래는 해외 선물시장에서만 가능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은 우리나라를 해외선물거래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게 해줬고,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줬다.

1997년 7월에는 한국종합주가지수(코스피)200을 거래대상으로 하는 주가지수옵션시장이 개설됐다. 주가지수옵션시장의 개설은 투자자에게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었다.

국내 증시는 2000년대 들어서도 개별주식옵션시장, 환매조건부채권매매(Repo)시장,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열리는 등 발전을 거듭했다. 증권거래소는 2009년 한국거래소로 상호가 변경됐다.

지난 60년의 세월 동안 거래소 상장 기업도 급증했다. 12개로 시작한 유가증권 상장사는 현재 770개로 늘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1152개 상장사 주식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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