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부펀드, 저유가 쇼크에 ‘휘청’…글로벌 시장 변동성 키우나

입력 2015-12-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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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어려운 직면한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 시장 변동성 키울 수 있어

고유가 시대에 몸집을 불렸던 세계 유명 국부펀드가 휘청대고 있다. 국부펀드들은 저유가가 지속하면서 자산 가치 역시 증발해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부펀드는 자산규모 면이나 개수 측면에서 수 년간 양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세계국부펀드연구소(SWF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국부펀드 자산 규모는 총 7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07년에 비해 7년 새 펀드 규모가 2배가 늘어난 것으로 JP모건자산운용에 따르면 전 세계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운용자산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 수는 2007년에 비해 44% 늘어난 79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국부펀드 대부분 운용하는 자산의 60%가량이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유가 급락세로 상당수 국부펀드가 자산 가치가 크게 줄어들면서 일부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부펀드의 차입이나 자산매각도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 카자흐스탄의 국부펀드 ‘삼룩카지나JSC(이하 삼룩)’는 지난 10월 원유 관련 투자로 경영난에 빠진 자회사를 위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디게이트론을 통해 15억 달러를 차입했다. 고유가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550억 달러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삼룩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카자흐스탄을 구해낸 일등공신으로 카자흐스탄 정부가 참여한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지원금을 대겠다고 나설 정도로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유가 급락세로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자회사 지원을 위해 남의 돈을 끌어다 쓰는 신세가 된 것이다. 우미르자 슈케예프 삼룩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투자부문 자회사가 상당한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현재 우리는 상황을 바로 잡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를 진행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올해 수십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매각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6년 처음으로 예산 공백을 채우기 위해 자산 일부를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모두 자산 대부분 오일머니에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WSJ는 고유가에 힘입어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 수년간 국부펀드가 숫자가 규모적인 측면에서 성장했으나 저유가가 지속하면서 이들의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국부펀드의 위축세는 리스크를 피해 자금을 빼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글로벌 투자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말레이시아의 국영 투자회사인 원말레이시아개발사업(1MDB)은 최근 110억달러가 넘는 부채를 떠안고 채무조정과 구제금융에 의존하게 됐고 비리 의혹까지 받고 있어 현재 대내외적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다. 특히 1MDB는 한국 유명 대형 보험사와 연기금이 투자해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아드난 마자레이 국제통화기금(IMF) 중동·중앙 아시아 부국장은 “시장이 이미 요동치는 상황에서 국부펀드마저 자산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면서 “유동성 우려에 국부펀드의 자산 매각에 나선다면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국부펀드가 언제, 얼만큼의 규모의 자산을 매각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WSJ는 이들 국부펀드가 자산 규모나 투자전략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경영상 불투명성이 불확실성을 더 키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같은 경영 행태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국부펀드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리스크에 노출되는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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